백 기 영 영동대 교수

도시재생사업은 상대적으로 쇠퇴한 구시가지를 대상으로,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도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물리적, 경제사회적, 문화적인 총체적 사업을 가르킨다. 산업구조 변화 및 신도시 위주의 도시 확장으로 상대적으로 쇠퇴하고 낙후된 구도시를 대상으로, 물리적 정비와 함께 사회경제적 여건을 재활성화시키는 전반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이중 복합개발형 도시재생사업은 쇠퇴한 원도심이나 역세권을 대상으로 주거, 업무, 상업, 문화 등의 다양한 용도를 혼합 개발하여 지역을 개선함으로써 쾌적하고 지속가능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도시재생사업이다.

이 복합개발형 도시재생사업에서는 보통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초고층 건축계획을 재검토하여 사업성 있는 적정규모의 건축물로 조성하되, 대상지 지형을 고려한 배치계획, 독창적 외관 디자인을 통하여 도시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방식이 자주 등장한다. 상업시설 규모를 수요에 맞게 줄이되, 공공기관 등의 집적화를 통하여 공공성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하는 사업추진 움직임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때 새로운 볼거리와 놀거리, 다양한 종류의 식음시설, 인기 브랜드 샵,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공간, 편리한 주차시설 등을 주요 개발과제로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 추세이다.

도심활성화 정책의 몇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미국의 경우 보행 친화적 재생으로 소도시의 파크앤 워크방식이 주로 활용되며, 업무기능 재생은 IT산업과 중소기업의 집적 추진, 문화예술의 도입, 그리고 경관 정비가 주로 등장한다. 일본의 경우 상점의 매력 향상을 위해 문화, 교류, 복지 등의 기능을 복합화하고, 이벤트 개최, 이벤트 공간 정비, 걷기 편한 환경정비, 휴식장소 정비, 상주인구 확보를 위한 도심형 주택공급 등이 주요 사업이다.

일본의 커넬시티는 중앙 인공운하를 중심으로 호텔, 엔터테인먼트, 어뮤즈먼트 시설, 비즈니스센터, 뮤지컬극장, 쇼핑가 등이 모인 복합문화 쇼핑시설로 만들어졌다. 미국의 호틀플라자는 유원지적 요소를 갖추고 도시의 역사를 말할 수 있는 시설을 거점으로 고객에 대한 원스톱 쇼핑, 엔터테인먼트, 음식점의 기능을 골고루 갖출 수 있는 도심 속의 도심을 창출하고 있다. 이들 개발사례들은 도심속에 차별화된 요소로써 특유의 이미지가 존재하도록 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결국 이들 선진국에서는 도심부 쇠퇴의 근본원인 제거를 위해 도심주거 확충, 주거환경 개선을 중점 모색하고 교통접근성 향상, 보행환경 개선, 문화, 관광, 여가, 쇼핑의 연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부산의 원도심 르네상스도 주목된다. 문화, 예술공간 확충을 통해 문화창작 공간, 문화축제 등을 통해 원도심 일대 유동인구을 증가시켰고, 앵커시설로 대학을 유치하였다. 원도심 활성화를 추진하는 주체로는 민간의 원도심 재생에 강한 의지를 기반으로 문화를 통한 대중과의 소통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산시는 꾸준한 원도심 살리기 정책 효과로 2011년 유동인구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 원도심 상점들 매출 전년 대비 30~40% 증가 등의 효과를 거둔다. 380만이 방문한 트리문화축제를 통해 문화 마인드가 원도심을 되살리는 열쇠임을 재확인하게 된다. 앞으로도 시장 재정비를 통해 원도심 일대를 명품 관광단지로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특성화된 축제와 문화행사 확대, 역사문화 테마거리 조성, 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 등을 통해 다시 찾고 싶은 부산 원도심을 구상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 원도심 활성화 사례의 특징은 과거 획일화된 전면재개발 방식이 아닌, 원도심 자체의 자생력을 배양하는 기법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의 원도심 활성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도심재생의 주체로 거버넌스 조직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 지원도 적극 살려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다양한 문화활동을 통한 자발적인 유동인구 증가를 모색하고, 공실 건물을 활용한 문화공간 구축, 오래된 건물, 역사적 장소 등을 하나의 자원으로 살려 정체성 있는 원도심을 구축하는 것 등은 모범사례이자 추진해야할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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