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투약한 택시 기사에게 납치된 20대 여성이 급박한 상황에서도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했다.

대전동부경찰서에 따르면 택시기사 고모(43)씨는 8일 마약을 투약한 채 운전을 하다 오전 5시 30분께 대전시 중구 한 도로변에서 탑승한 승객 김모(여․22)씨를 흉기로 위협, 성폭행하려 했다.

고씨는 "전화할 데가 있다"며 김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았으며, 동구의 한 대학교 인근과 모텔 앞에서 성폭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김씨는 흉기로 위협하는 고씨에게 집과 가족 이야기를 하며 설득을 시도했다. 1시간여 동안 실랑이 끝에 고씨는 김씨를 대전역에 내려준 뒤 그대로 달아났다.

김씨의 112신고를 받은 경찰은 통신추적을 통해 고씨가 운전하는 택시의 위치를 확인한 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중구 선화동에서 고씨를 검거했다.

붙잡힐 당시 고씨는 마약으로 추정되는 약물 6g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경찰조사에서도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김씨를 납치하기 직전인 오전 5시 10분께에도 중구에서 한 여자 승객을 납치할 목적으로 태웠으나 휴대전화를 빌려달라는 점을 수상히 여긴 승객이 내리는 바람에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약물의 성분을 조사하는 한편 고씨가 이날 친구가 운전하던 택시를 빌렸다고 한 점을 토대로 범행 공모 여부를 조사 중이다.

<대전/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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