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골 침묵에 교체출전 명단서도 배제

 

 

 

프로축구 FC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 정조국(28)이 전례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10일 서울에 따르면 공격수 정조국은 최근 경기인 35라운드 홈경기에서 교체 출전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 시즌 프랑스 프로축구에서 돌아온 뒤에 출전 가능성 자체가 사라진 것은 처음이었다.

특별한 부상이나 지독한 컨디션 난조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정조국에게 충분히 기회를 줬다"며 "자세가 경직된 데다 경기력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조국은 서울을 대표하는 스타 가운데 하나다.

2003년 안양 LG(현 서울) 유니폼을 입고 프로 생활을 시작해 첫 시즌에 12골을 터뜨리고 신인왕이 됐다.

서울에서만 8시즌을 보내다가 2010년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로 풀려 프랑스 1부 리그의 오세르로 이적했다.

정조국은 오세르가 2부 리그로 강등되자 계약을 해지하고 친정인 서울로 돌아왔다.

프랑스 리그 시절이 출전공백과 다를 바 없는 시간낭비가 되고 말았다.

정조국은 오세르에서 벤치를 지키는 때가 잦아지자 낭시에서 6개월 동안 임대선수 생활을 했으나 거기에서도 조커에 머물렀다.

서울에 복귀하고 나서도 오래 뛸 자리가 없었다.

데얀, 몰리나, 에스쿠데로로 공격 전열이 거의 고정돼 기회는 경기 막판 교체밖에 없었다.

정조국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득점과 도움 없이 슈팅 4차례, 반칙 4차례, 오프사이드 3차례에 그쳤다.

자신의 시즌 최다인 13골을 터뜨리며 서울의 K리그 우승을 이끈 2010년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올 시즌 득점 선두를 달리는 데얀은 작년까지도 "정조국과 함께 뛸 때가 가장 편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정조국에게는 출전시간이 성에 차지 않아 위축된 모습도 있지만 찾아온 기회를 살리지 못해 코치진뿐만 아니라 팬들에게서도 외면된 모습도 있다.

경고누적으로 데얀이 결장한 전북 현대과의 원정경기, 에스쿠데로가 경기 중에 다쳐서 빠진 수원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오래 뛰었으나 아무 활약이 없었다.

서울은 에스쿠데로와 최태욱 등 공격진의 일부가 현재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라서 해결사의 잠재력이 있는 정조국의 자신감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용수 감독은 "정조국이 노력하면 좋은 자원이 될 수 있고 그 친구를 믿지만 우리는 (이름값이 있는) 한두 명에게 무작정 이끌려가는 팀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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