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에서 2연패를 당해 벼랑에 몰린 두산 베어스가 11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3~4차전에서 어떤 반격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두산은 1~2차전 모두 종반까지 앞서가다가 롯데 자이언츠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믿을맨 홍상삼이 1차전에서 5-3으로 앞선 8회 롯데 대타 박준서에게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은 탓에 두산은 연장 승부 끝에 5-8로 무릎을 꿇었다.
2차전에서는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선발 노경은이 7회 한 번의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1-1 동점을 허용하면서 접전 양상으로 접어들었고, 바통을 받은 홍상삼은 9회 용덕한에게 결승 솔로포를 내주고 또 눈물을 흘렸다.
비록 홍상삼이 두 경기 연속 홈런을 허용하긴 했으나 이번 시리즈에서 두산의 앞길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은 롯데와 비교해 파괴력이 떨어지는 타선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현수를 제외하고 해결할 타자가 없다는 우려가 현실로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홍상삼 혼자 버티는 계투 싸움에서는 롯데에 철저히 밀리는 만큼 두산이 이기려면 선발투수가 최소 실점으로 오래 버텨줘야 한다.
결국 선발 투수가 오래 던지려면 타선이 찬스에서 적시에 점수를 뽑아줘 여유 있게 앞서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1~2차전에서 두산이 보여준 장타력으로는 리드를 잡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결정적인 홈런 두 방과 2루타 등 찬스에서 장타를 퍼붓고 승리를 챙긴 롯데와 달리 두산의 장타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두산이 1~2차전에서 때린 17안타 중 2루타 이상의 장타는 불과 2개.
톱타자 이종욱과 두산 타자 중 컨디션이 가장 좋은 이원석이 1개씩 날렸고, 이종욱의 좌선상 2루타만 득점타로 연결됐다.
2차전에서 3안타를 몰아친 김현수가 8타수4안타를 때리며 분전 중이나 컨디션 난조로 2군에 있는 김동주를 대신해 4번 윤석민이 9타수2안타에 그친 점이 아쉽다.
윤석민은 2차전에서 잘 맞은 타구가 모두 야수 정면으로 가는 바람에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본질적으로 김동주의 존재감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타선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면서 3차전에서 최준석의 중용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수비를 강화하고 오른손 투수를 공략하고자 1차전에서는 오재일, 2차전에서는 오재원을 1루수로 기용했다.
제3의 1루수 후보인 최준석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홈런 6방에 머물렀으나 포스트시즌에 통산 29경기 출전한 베테랑이라는 점에서 장타 빈곤에 시달리는 두산의 반격 카드가 될 수 있다.
비록 최준석이 롯데를 상대로 올해 타율 0.176으로 저조했으나 타석에서 무게감만으로 두산의 약점을 메워줄 수 있는 후보이기에 중요한 순간 대타로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김재호, 이종욱, 오재원 등 9~2번 타자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만큼 김현수를 도와 중심에서 한 방을 터뜨려 줄 선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김 감독이 어떻게 타순을 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