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57) 전 현대캐피탈 감독이 프로배구 러시앤캐시 드림식스의 지휘봉을 잡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관리 구단인 러시앤캐시 드림식스의 새 감독으로 김호철 감독을 선임하고 그를 보좌할 코치로 양진웅(48) 경기운영위원을 임명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명세터로 이름을 날리며 이탈리아에 진출하는 등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낸 김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지략가로 주가를 높였다.

2004년 현대캐피탈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삼성화재의 78연승을 저지하고 두 차례 프로배구 챔피언에 올랐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따내며 지도자 인생의 절정을 맞았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코트에서 선수 못지않은 열정을 발휘해 호통 김호철이라는 별칭과 함께 팬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2007년 우승을 마지막으로 영원한 라이벌 삼성화재에 계속 밀려 아쉽게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김 감독은 2010~2011시즌 문성민 등 최고의 선수들로 팀을 구성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에 밀리자 팀의 총감독을 맡는 형식으로 2선에 밀려났다.

절치부심한 김 감독은 러시앤캐시의 부름을 받아 1년 5개월여 만에 지도자로 돌아오게 됐다.

모기업을 구하지 못해 KOVO의 관리를 받으며 네이밍 스폰서 방식으로 운영 자금을 충당하는 러시앤캐시는 김 감독이 특유의 카리스마를 잘 발휘한다면 저력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창단한 러시앤캐시는 굵직한 신인 유망주들을 대거 데려가 잠재적인 강팀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2011~2012시즌에는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아직 선수들의 경험이 적은 데다 구단 운영도 불안하게 이뤄진 탓에 심리적으로 흔들려 잠재력을 실제 성적으로 연결하기엔 부족했다.

강하게 다그치며 팀을 이끌던 박희상 전 감독의 지도 방식에 선수들이 집단 반발, 사령탑이 물러나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여러모로 팀 내에 불안한 구석이 많은 만큼 김 감독이 특유의 카리스마를 발휘해 강하게 묶는 역할을 해야 할 전망이다.

현대캐피탈을 강팀으로 변모시킨 김 감독이 러시앤캐시에서도 팀의 체질 개선에 성공할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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