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4년 만에 경남FC를 물리치고 대한축구협회(FA)컵 왕좌를 되찾았다.

포항은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2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연장전 후반 14분에 터진 박성호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포항은 2008년 결승전에서 경남을 2-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4년 만에 국내 프로와 아마추어 팀을 통틀어 최강자의 자리에 올랐다.

대회 원년인 1996년과 2008년, 올해까지 통산 세 번째 우승컵을 차지한 포항은 전북, 전남, 수원과 함께 역대 최다 우승팀에 이름을 올렸다.

포항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2억원과 함께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출전권을 확보해 2009년 이후 3년 만에 우승 도전에 나서게 됐다.

반면 2006년 창단 이후 첫 FA컵 우승에 도전한 경남은 연장전 막판까지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으나 다시 포항에 발목이 잡혀 준우승 상금 1억원에 만족해야 했다.

양 팀은 전반 초반 수비에 치중하면서 세트피스 상황을 주로 노리다가 30분이 지나자 몸이 풀리면서 날카로운 슈팅을 주고받았다.

전반 34분 포항은 신진호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받은 노병준이 왼발 슛을 날렸지만 김병지의 손을 맞고 골대 오른쪽으로 흘렀다.

그러자 경남은 전반 37분 까이끼가 오른쪽 측면에서 띄운 공을 김인한이 뛰어들면서 헤딩슛으로 연결한 것이 크로스바 위로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김인한은 1분 뒤에도 중앙에서 강한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신화용이 정면에서 쳐냈다.

홈 관중의 압도적인 응원과 객관적인 전력의 우세를 살리지 못하던 포항은 후반에 매서운 공격을 시도했다.

포항은 후반 23분 왼쪽 측면에서 신진호가 프리킥으로 띄운 공이 김대호 머리에 걸렸지만 골대 위로 떠나갔고, 후반 28분에는 노병준이 오른발 슛이 윗그물을 출렁였다.

전반을 잘 버틴 경남도 후반에 최현연과 고재성 등을 투입해 앞서갈 기회를 호시탐탐 노렸다.

후반 25분을 지나면서 최현연과 김인한이 잇따라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중거리 슛을 쏴 포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후반 29분에도 최현연이 페널티 아크 안에서 찬 슛이 골키퍼 신화용의 선방에 막히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승부는 전후반을 모두 지나 연장전 종료 직전에서야 가려졌다.

90분 총력전의 피로가 쌓인 탓인지 연장전에서 양 팀은 승부차기까지 염두에 두고 조심스럽게 공격을 이어갔으나, 연장 후반 14분 포항의 박성호가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승골로 연결했다.

유창현이 얻어낸 프리킥을 신진호가 왼쪽에서 차올려주자 골키퍼 정면에서 경합하던 박성호가 머리를 뒤로 젖히며 헤딩슛으로 연결한 것이 오른쪽 골그물을 가르면서 포항의 우승을 결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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