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단단히 틀어막고 팀의 승리를 주도했다.
SK가 정말 절박하게 기다리던 승리였다.
SK는 1차전을 잡고도 2~3차전을 내리 내줘 자칫 팀 역사상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서 패배할 위기에 몰려 있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여전히 긴 휴식을 거친 SK가 앞선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연패하면서 경기 내용이 워낙 안 좋았던 데다 롯데의 타선이 완전히 감을 찾은 상태라 분위기는 넘어가 있었다.
마리오의 몸 상태에 붙은 의문 부호도 이런 분위기에 조금 더 힘을 실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에 타자 앞에서 꿈틀거리는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마리오는 올 시즌 초반 1선발 역할을 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여름 초입부터 무릎 부상이 찾아와 졸지에 '효자 용병'에서 '골칫덩이'가 됐다.
6월 말 무릎 부상으로 2군에서 한 달간 몸을 추슬렀지만 복귀전이던 7월25일 삼성전에 ⅓이닝 만에 무릎 통증이 재발, 다시 두 달을 쉬었다.
선발진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할 용병 투수가 빠진 사이 팀은 8연패에 빠졌다가 탈출하는 등 부침을 거듭했다.
9월26일에야 마운드에 복귀한 마리오는 넥센·한화전에 등판해 2연승했다.
그럼에도, 두 차례나 전열에서 이탈하게 한 무릎 상태는 여전히 불안 요소였다.
특히 여러 작전이 많이 나오는 단기전에서 자칫하다가는 사소하지만 커다란 빈틈을 만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마리오가 잘 던져줄 것"이라는 이만수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이날 마리오의 투구는 완벽했다.
최고 149㎞에 이르는 직구에 느린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후끈 달아올랐던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농락했다.
초반에는 직구 위주로 승부를 걸다가 경기가 지날수록 투심, 체인지업, 커브 등 이닝마다 다른 구종의 비율을 늘려 상대 타자들의 노림수에 혼란을 줬다.
볼넷을 1개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삼진은 6개나 잡았다.
팀 타선이 연이은 기회를 만들고도 득점 지원을 해 주지 못해 살얼음판 승부를 걷는 중에도 여유롭게 큰 경기를 주도하는 모습이었다.
마리오는 7회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이만수 감독과 주먹을 부딪치고는 마운드를 내려왔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표정에서도 자신감이 가득했다.
비록 부상 때문에 오랫동안 SK의 애를 태웠지만, 몸을 회복하고 돌아온 마리오는 기대한 그대로 '슈퍼 마리오'였다.
동양일보TV
동양일보
dynews@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