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고 21년 만 첫 결승진출…축구강자 부활 신호탄
충주공고 19년 만에 은메달…감독과 선수 부자 감동

 지난 11일부터 17일 대구에서 열린 9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 고등부 선수단이 종합순위 4위를 달성, 충북의 순위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깜짝 메달을 따낸 고등부 배드민턴과 축구가 고등부 순위향상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1993년 이후 고등부 배드민턴 첫 은메달
충주공고 배드민턴부는 지난 6일부터 11일 대구계명대 체육관에서 열린 93회 전국체전 사전경기에서 충북대표로 출전, 단체전 2위를 차지했다.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배드민턴 종목에서 충북이 메달을 따낸 것은 19년 만에 처음이다.
충주공고는 16강과 8강에서 각각 김천고와 인천해양고를 31로 누르고 4강에 안착했다.
4강에서는 군산 중앙고를 맞아 32로 승리, 결승에 진출했지만 울산 문수고를 상대로한 결승전에서 31로 패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1993년 광주에서 열린 73회 전국체전 배드민턴 결승전서 충주공고 선수로 출전, 은메달을 획득한 이태호(38) 코치는 이번 대회에서도 모교 후배들을 이끌어 값진 은메달을 따내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이 코치는 이번 대회 목표를 우승으로 정하고 선수들과 함께 강도 높은 훈련을 해 왔다면서 야간 웨이트 트레이닝과 선수 개개인에 맞는 이미지 트레이닝 등으로 선수들의 집중도를 키웠다고 말했다.
강도 높은 훈련 탓에 부상당하는 선수들도 많았지만 이들의 열정을 꺾을 순 없었다.
올해 3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선수 생명에 위기가 온 김기훈(충주공고 2)7개월간의 재활 끝에 재기, 이번 대회에서 충주공고가 은메달을 획득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14년 아시안 게임 주전선수로 발탁되는 것을 꿈꾸고 있는 김기훈은 충주공고 배드민턴 감독인 김승환의 아들이다.
김승환 충주공고 배드민턴 감독은 이번 메달은 선수들이 아닌 학부모와 우리들을 후원해 주신 지역주민들의 작품이라면서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성고 축구부 21년만 은메달 이번
감동의 드라마는 배드민턴에서 그치지 않았다. 한때 고교 축구의 강자였던 대성고(옛 청주상고)도 이번 대회에서 21년만에 은메달을 따내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최순호, 정기동, 이운재 등 축구스타를 배출하며 고교 축구 강자였던 대성고가 전국체전에 및 각종 대회에서 고배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프로축구 구단들이 잇따라 고교팀을 지원하면서 부터다.
프로축구 구단들이 고교팀에 지원하는 금액은 한 해 5~7억원. 이 같은 자본을 앞세워 고교팀들은 우수한 선수를 확보, 고교 축구를 이끌고 있다. 엄청난 실력 차로 이들 고교팀들은 이반대회에 참가가 제한될 정도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도 대성고는 프로 고교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8강에서 좌절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이변을 일으켰다.
대성고의 첫 상대는 제주서귀포고, 프로구단인 제주유나이티드 산하 팀이며 전지훈련에서도 대성고는 제주서귀포고를 상대로 4골차로 대패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대성고는 전반 2골을 넣으며 기선제압을 시작했고, 이내 청소년 국가대표 2명을 투입한 서귀포고의 반격에 2골을 내줬지만 수비를 강화하는 버티기 작전으로 경기를 승부차기로 이끌어 결국 76, 대승을 거뒀다. 분위기를 탄 대성고는 전주공고, 천안 제일고를 꺽고 결승에 진출했지만 서울 언남고의 결승전에서 실력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04로 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열악한 환경과 부족한 선수층 등 다양한 악재를 갖고 있던 대성고가 프로고교팀을 상대로 값진 결과를 갖고 온 것이다.
남기영 대성고 축구감독은 선수들의 의지와 승리에 대한 확신이 좋은 결과를 갖고 왔다앞으로도 가능성을 갖고 있는 선수들을 발굴 해 고교 축구의 강자로 우뚝서겠다고 말했다.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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