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둬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성공한 SK 와이번스의 이만수(54) 감독은 "선수들이 오늘처럼만 경기해준다면 한국시리즈에서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감독은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6-3으로 승리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상대할 삼성에 대해 "부상이 없고 안정된 투수력을 갖춘 좋은 팀"이라며 "좋은 팀과 만났으니 좋은 경기를 펼쳐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SK는 5전3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3승2패로 롯데에 앞서 2007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새로 쓴 연속 시즌 한국시리즈 진출 기록을 6년으로 더 늘렸다.

이 감독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고 팀으로서는 명문팀으로 갈 수 있는 첫걸음을 잘 뗀 것 같다"고 강조했다.

롯데를 제압하고 플레이오프 관문을 통과한 SK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다음은 이 감독과의 일문일답.


--승리 소감은.

▲오늘 승리는 선수들의 몫이다. 선수들에게 고맙고 코칭 스태프한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선수들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 내용은 '마지막 5차전이니 오늘 경기는 망쳐도 괜찮다. 이기고 지는 것이 인생의 모든 것은 아니다. 잘 안 맞는다고 괜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너희만 손해다. 이왕 경기하는 것, 기분 좋게 망치자'였다. 선수들이 너무 긴장하는 것 같아서 좀 망치자고 얘기했다.

2회 3점 주고 나서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이스인 김광현이 좀 긴장을 많이 했는지 제구가 안 됐다. 안타도 많이 맞고. 3점 줄 때까지 여기서 더이상 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채병용을 올렸다. 그게 (승리의) 키포인트가 됐다.

또 2회말에 조인성이 주자 2, 3루에서 2타점을 올린 것이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만약 그때 타점을 못 올렸으면 오늘 경기는 이기기 어려웠다. 2-3까지 따라간 것이 결정적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는 삼성에 대한 전략과 계획은.

▲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졌기 때문에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비록 5경기를 치른 상태지만 지금 같은 기분으로 한국시리즈를 치른다면 의외로 좋은 성적을 내서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투수진 가운데 윤희상이 남아 있는 점이 가장 큰 위안이다. 데이브 부시도 돌아온다.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짧은 하루가 남았지만 잘 추슬러서 대비하면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호투한 채병용의 한국시리즈 기용은.

▲몇번 노아웃 1루를 허용할 때 바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채병용의 최고의 장점이 몸쪽 공을 잘 던진다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었으면 오늘 못 이겼다. 오늘 2회에 6개 안타를 맞았는데 다 오른쪽으로 나갔다. 롯데가 철저히 바깥쪽을 노렸기 때문이다. 채병용은 우리 팀에서 가장 몸쪽 볼을 잘 던지는 투수다. 볼 스피드가 빠르기보다 볼 끝이 무겁고 속도감 있게 들어온다. 그래서 성준 코치도 계속 밀고 가자고 얘기해서 몇번 핀치에 몰렸을 때도 윤희상을 올리지 않고 계속 갔던 것이 유효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채병용이 오늘처럼 잘 던져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역할은 성준 코치와 상의해서 생각할 것이다.


--부시 말고 엔트리 변동은.

▲부시가 들어오면 야수 한 명 빠져야 된다. 그것도 생각해봐야 한다.


--2년 연속 롯데 상대했는데, 달라진 점.

▲지난해도 그렇고 올해도 잘했다. 올해 우리 팀이 롯데한테 많이 약했다. 끝에 가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롯데가 타격 슬럼프가 오는 바람에 우리가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마지막에 실책을 범하긴 했지만 롯데는 수비도 안정되게 잘하고 주루플레이, 타격, 투수 다 좋은 팀이다. 그래서 대등하게 간 것 같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은 어떤 의미인가.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고 팀으로서는 우리가 정말 명문팀으로 갈 수 있는 첫걸음을 잘 떼지 않았나 생각한다.


--한국시리즈를 맞는 각오는.

▲선수들이 잘해줬다. 감독은 별 것 없다. 선수들이 돌아오는 한국시리즈에서 오늘 경기처럼 해준다면 진짜 놀라운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 믿고 있다.


--삼성의 약점은.

▲삼성이 1위로 갈 수 있던 이유는 첫 번째로 부상이 없다는 것이다. 부상이 없으면 상위권에 갈 수 있다. 두 번째는 안정된 투수력이다. 그게 부럽다. 야수는 우리 팀과 대등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팀하고 만났으니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


--조인성이 포수 역할을 잘 해줬는데 조인성에게 가을 DNA가 있는 것 같은가.

▲처음이지만 본인의 의지력도 강했고, 성준 코치와 김태형 코치가 '롯데가 바깥쪽만 노려서 치니 몸쪽 승부해라, 맞아도 괜찮다'고 강조했다. 조인성은 오늘 공수에서 정말 잘했다. 송구도 잘했고, 100% 잘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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