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가살인범이다 8일 개봉

 
수조에서 막 튕겨 나온 활어처럼 펄떡거리는 영화가 나왔다.
코미디, 액션, 스릴러 그 어느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복잡한 결을 지녔지만, 어정쩡한 짬뽕에 머물지 않고 각각의 양념들이 제 맛을 내며 맛깔난 성찬을 이뤄냈다.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의 흥행이 점쳐지는 이유다.
스릴러의 냄새를 진하게 풍기는 어둡고 무거운 제목과 달리 영화는 박진감 있는 액션과 함께 웃기는 상황과 대사들이 이어지며 경쾌한 리듬으로 흘러간다.
심각한 장면 뒤에 엉뚱한 상황이 이어져 폭소가 터져 나오는데 그 긴장과 이완의 끈을 쥐었다 놨다 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늘어났던 고무줄이 탄력 있게 제자리로 돌아오듯 자칫 산만해질 뻔했던 인물들과 이야기, 코미디와 액션, 스릴러의 이질적인 요소들이 결국 한 지점으로 매끈하게 빨려 들어간다.
입 옆으로 험한 가로줄무늬의 흉터가 남아있는 형사 최형구 반장(정재영)15년 전의 그 사건을 잊지 못해 매일 밤을 술로 달랜다. 최 반장에게 흉터를 남긴 범인은 10명의 무고한 여성을 살해하고 뒤를 쫓는 최 반장의 얼굴에 증거까지 남긴 뒤 홀연히 사라졌다.
그리고 15년이 흘러 공소시효가 지난 시점에 TV에는 자신이 그 살인범이라는 이두식(박시후)이 나타난다. 연쇄살인의 범죄 기록을 고스란히 담은 책 나는 살인범이다를 출간하고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잘생긴 외모에 회개의 눈물을 보이고 자선 사업까지 하는 모습에 한편에선 그를 비난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그를 따르고 추종하는 팬클럽까지 생기는데.
이 영화를 연출한 정병길 감독은 이 영화에서 근래 보기 드문 액션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배우들의 연기도 조화롭다. 정재영은 자신의 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스크린에 처음 데뷔한 박시후도 안정적이다. 118일 개봉. 상영시간 119. 청소년 관람불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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