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소년’‘내가 살인범이다’ 스크린 맞대결

 
 
늑대소년과 살인범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한국영화 신작 두 편에서 등장한 강렬한 캐릭터가 11월 스크린에서 불꽃 튀는 흥행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31일 개봉한 늑대소년과 오는 8일 개봉하는 내가 살인범이다가 그 두 주인공.
두 영화는 각각의 매력으로 언론과 평단에서 대체로 호평을 받고 있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한국영화의 강세가 연중 이어지고 국내 영화시장이 한층 넓어진 상황에서 두 영화가 동반 흥행을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감성 로맨스, 여성관객 겨냥
늑대소년은 주연배우 송중기·박보영의 조합이 힘을 발휘한다.
송중기는 최근 TV드라마 착한 남자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1세기형 대표 꽃미남으로 꼽히는 송중기에 대한 관심이 영화에 대한 초반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게다가 이 영화에서 송중기는 송중기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사 한 마디 없이 늑대와 인간을 오가는 신비로운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가 개봉되면 송중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깨끗한 소녀 이미지의 박보영은 영화 속에서 송중기(늑대소년)를 리드하는 안정된 연기를 펼쳐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늑대소년과 외로운 소녀의 만남과 교감, 안타까운 이별까지 순수한 사랑의 완성형을 보여줬다.
늑대소년이라는 기괴한 소재와 캐릭터를 내세웠지만, 실제 영화의 내용은 따뜻하면서도 슬픈 감성 로맨스여서 늦가을이라는 계절에도 잘 어울린다.
소녀 시절의 여주인공과 할머니가 된 여주인공을 시간 차를 두고 함께 등장시켜 평생을 이어지는 한결같은 사랑에 대한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내용은 많은 여성 관객을 사로잡을 만하다.
여기에 강원도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순박한 가족과 시골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웃음으로 버무린 점도 영화의 대중성을 높인다.
하지만, 지나치게 비현실적이고 판타지가 강하다는 점은 남성 관객들에게는 외면을 받을 수도 있는 요인으로 보인다.


액션 스릴러, 남성 관객 눈길
제목부터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주는 내가 살인범이다는 거칠고 뜨거운 영화다.
연쇄살인범이 공소시효가 지난 뒤 세상에 나타나 그를 오랫동안 쫓아온 형사와 희생자들의 유족들과 벌이는 한 판 대결을 그렸다.
주연배우 정재영·박시후의 조합은 그리 특별하다고 할 수 없지만, 영화는 전체적으로 탄탄한 각본과 개성 있는 연출, 코미디의 양념까지 잘 버무려져 대중이 재미있게 볼만한 영화가 됐다.
특히 액션 스쿨 출신인 감독의 액션 장면 연출이 눈에 띈다. 영화의 도입부에서부터 숨 가쁜 추격전이 펼쳐지고 배우들이 차에 매달린 채 십여 분간 아슬아슬한 격투를 벌인다. 현란한 볼거리가 이어져 두 시간 동안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결말을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이야기 전개도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영화 전반부를 살인범에게 당한 형사와 유족들의 분노, 이들의 납치극으로 호기심을 자극한 뒤 후반부에 살인범의 진짜 정체를 풀어가는 구조로 느슨해질 틈 없이 긴장감을 팽팽하게 이어간다.
여기에 주연배우 정재영과 주변 사람들이 나누는 구수한 욕설과 만담, 블랙 코미디 성격이 짙은 황당한 설정은 자주 웃음을 유발한다.
역동성 있는 액션과 거친 스릴러를 선호하는 남성 관객들의 지지를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은 청소년 관객을 끌어들일 수 없는 한계를 지니기 때문에 승부를 내긴 이르다.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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