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서 SK 와이번스를 누르고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한 순간 잠실구장도 환희와 축배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9회말 2아웃에서 삼성 오승환의 투구를 받아친 SK 최정의 타구가 허공으로 높이 떠오르자 경기 종료를 예감한 삼성 선수단은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왔다.

이내 타구가 우익수 박한이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자 선수들은 그라운드 한가운데로 모여 서로 얼싸안고 터져나오는 기쁨을 나눴다.

마지막 순간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오승환과 진갑용, 국내 복귀 첫해에 팀의 중심 역할을 해낸 이승엽 등이 환호성의 가운데에 섰다.

선수 중 하나가 펄쩍펄쩍 뛰다가 실수로 장원삼의 발을 밟아 한동안 절뚝이는 일이 벌어질 정도로 삼성 선수단은 기쁨에 취했다.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가운데 우승 기념 티셔츠를 입고 깃발을 휘날리며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돈 선수들은 샴페인을 터뜨려 서로 뿌려대며 1년에 한 번밖에 경험하지 못할 짜릿한 순간을 즐겼다.

꽃가루가 사방을 뒤덮은 가운데 시상식이 이어졌지만 터져 나오는 샴페인 세례는 끊이지 않았다.

배영수는 앞장서서 류중일 감독의 머리에 샴페인을 퍼부었고, 감독상 시상 때 박석민은 아예 샴페인을 입에 머금었다가 류 감독에게 뿜어내 웃음을 안겼다.

눈시울이 벌게져 감격에 취해 있던 류 감독도 선수들의 '재롱'에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이승엽의 이름이 불리자 선수들을 하나가 된 듯 이승엽의 머리 위로 5~6병의 샴페인을 거꾸로 세워 퍼부었다.

시상식을 마친 선수들은 3루측 관중석을 지키는 팬들을 위해 한 명씩 '댄스 타임'을 가져 박수를 받았다.

특히 마지막에는 모든 선수가 팬들과 함께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며 기쁨을 공유했다.

팬들은 선수단이 퇴장하고 나서도 한동안 응원전을 벌이며 우승의 여운을 즐겼다.

1년에 유일하게 그라운드가 알코올 냄새로 뒤덮여도 좋은 이날, 잠실구장은 하얗게 내린 꽃가루와 샴페인에 흠뻑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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