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천안병원 의료봉사단

 충남지역 그늘진 곳을 찾아다니며 30년째 사랑의 인술을 펼치고 있는 의료봉사단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순천향대학 천안병원(병원장 이문수) 의료봉사단이 바로 그들이다.

 긴 세월 변함없이 이어온 의료봉사에는 병원의 설립이념인 ‘인간사랑’ 정신이 숨어있다.1982년 7월 7일 문을 연 병원은 개원 2주 만에 무료 의료봉사를 계획하고 실천에 옮겼다.

 당시 첫 의료봉사를 나간 충남 아산시 탕정?선장면 의료캠프장에는 진료를 받기 위해 나온 마을주민들로 가득 메웠다고 한다.

 보건진료소 외엔 별 다른 의료기관이 없었던 시골마을 주민들에게는 이들의 방문이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시작된 의료봉사가 어느덧 올해로 30년째를 맞았다. 봉사단은 매년 5회 1000여명씩 의료봉사를 전개하는 등 충남도민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수혜자만도 3만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오랜 봉사기간 만큼 봉사활동 및 방법도 다양하다.

 광시면 의료봉사무료 진료 및 수술을 통한 재능기부,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성금기부, 현장에서 땀 흘리는 노력봉사, 헌혈봉사 등 다각도로 전개하고 있다.

 규모면에서도 타 의료봉사단과 비교가 안 된다.

 봉사캠프장이 종합병원을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올 정도다.

 100여명 안팎에 의료진이 초음파, 심전도, 내시경, X-ray 등 고가의 장비를 동원해 진료에 나선다

 진료 후 질환별 식이요법과 운동 상담, 약 처방 서비스도 병행한다.

 봉사단의 가장 큰 특징은 의료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간다는 점이다.

 인근 농촌과 사회복지시설부터 충남 태안, 보령의 섬마을까지 안 가는 곳이 없다.

 지난 2007년에는 병원 내 원격영상진료시스템을 구축하고 도외지역 무료 화상진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 시행으로 보령시 외연도, 삽시도 등 섬마을과 양기, 웅천 등 보건진료소가 없는 도내 20여개 마을주민들은 병원을 찾지 않고 현지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덕분에 암과 당뇨 등에 걸린 마을주민 여러 명이 제2의 생명을 얻었고,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완쾌됐다.

 5년 전부터는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이민자 , 새터민 등의 건강도 돌보고 있다.

 2007년 태안군 기름유출사고 당시에도 의료봉사단을 현장에 파견해 주민들의 건강을 챙기는가 하면 기름띠 제거작업에도 참여하는 열의를 보였다.

 또 매년 두 차례 직원 헌혈행사를 실시, 헌혈증을 모아 어려운 환자들에게 전달하는 행사도 수년 째 이어가고 있다.

 또한 2001년 국내 대학병원으로는 처음으로 ‘찾아가는 무료 암 강좌’를 개설해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까지 400여회 동안 3만여명의 주민들이 수강했다. 고혈압과 고지혈증, 방뇨 등의 무료 강좌도 열어 주민들에게 다양한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병원 의료봉사단과는 별도로 간호사들도 1993년부터 봉사하는 나이팅게일 모임인 ‘사랑회’를 조직, 나눔 봉사에 동참하고 있다.

<천안/최재기>

 

■ 인터뷰/ 이문수 병원장

“의사양반 고맙소”손잡아 주는 시골노인들 있어 행복합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이문수 원장(54·사진)은 의사가 갖춰야할 덕목 가운데 봉사정신을 으뜸으로 꼽는다.

 병이나 다친 곳을 고치는 기술(의술)보다 사람을 살리는 인술을 펼쳐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다.

 그의 이런 인술철학에는 병원의 설립이념인 ‘인간사랑’이 배어 있다.

 이 병원장의 소망은 지역사회의 아픔을 따뜻하게 보듬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그는 “의료봉사 현장에서 시골 노인들이 두손을 꽉 잡고 ‘의사 양반, 고맙소’ 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의료시설이 부족한 오지마을과 거동이 불편한 시골노인은 물론 병원을 찾지 못하는 외국인 근로자 등 의료 소외계층에 대한 의료봉사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각종 성인병 강좌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보건소 등과 연계해 아토피와 천식 관련 강좌를 개설하는 등 아이들의 건강관리에도 힘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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