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청 홍영선 경위 ‘감동치안 페스티벌’ 대상자 선정

 

장기미제로 분류된 사건들을 하나씩 해결할 때마다 경찰관으로서 부여된 책무를 다했다는 보람을 갖게 됩니다.”

우리나라 경찰 최초로 장기미제사건 전담팀을 만든 주인공인 대전지방경찰청 강력계 홍영선(41·사진) 경위가 경찰청이 일선 치안현장에서 우수한 활동을 펼친 경찰관에게 수여하는 감동치안 페스티벌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2114명의 팀원으로 창설된 전담팀의 막후에는 14년간 묻혀 있던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 1998년 대전 서구 갈마동에서 당시 15세의 어린 여학생이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채 발견됐다.

사건 현장에서 몇 개의 단서가 발견됐으나 누구의 짓인지 밝혀낼 정도는 아니었다.

8일 이 사건을 회상하던 홍 경위는 불쌍하게 숨진 딸의 한을 풀어달라는 아버지의 진심 어린 한마디에 미제사건 전담팀을 만들 결심을 했다아직도 누군가에게는 현재 진행형인 사건들을 하나씩 해결하고 싶었다며 팀 창설 동기를 설명했다.

인력 증원이 없어 지원자를 받기로 했으나 선뜻 합류하려는 이를 찾기 어려워 어려움도 많았다.

장기미제 살인 사건과 단순 절도 사건이 똑같이 평가받는 형사 성과지표 산정 방식도 걸림돌이었다.

홍 경위는 대전지방경찰청에서 10년간 꾸준히 모아온 미제사건 수사자료를 들고 다니며 형사들을 설득했다면서 유능한 팀원들을 만났으니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전담팀의 성과는 놀라웠다.

보관된 기록만 6000여쪽에 달하는 2004년 대성동 강도살인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살펴본 전담팀은 엄지손톱 절반 크기의 쪽 지문을 분석해 지난 1월 피의자를 검거했다.

9년 전 은행강도, 8년 전 강도강간범, 6년 전 여고생 성폭행범도 전담팀에 하나씩 꼬리를 잡혔다.

성과가 두드러지자 경찰청 과학수사센터를 비롯해 전국 지방경찰청에서 장기미제 사건 전담팀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홍 경위는 국민의 치안 만족도를 높이고 범죄의 공포를 덜어주는 일은 경찰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며 아무리 오래된 살인의 추억일지라도 끝까지 쫓아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대전/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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