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전체직원 2% 수준…은행이 가장 많아

 국내 금융사들이 극심한 경기 불황의 여파로 올해 최대 3400여명의 인력을 줄이기로 했다. 2010년 시작된 대규모 감원 한파가 3년째 강타하는 셈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ㆍ보험ㆍ카드사들은 경기 침체에 대응해 연초부터 인력을 줄였으며 연말에는 희망퇴직 형식으로 구조 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력 감축 규모는 외국계를 포함한 은행이 1800여명, 생명ㆍ손해보험사가 600여명, 카드ㆍ캐피탈이 1000여명으로 예상된다.

이는 금융권 종사자 17만여명의 2%에 해당한다.

금융권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충분한 인력을 줄였다고 판단하는 듯했으나 불황이 장기화하자 다시 대규모 감원카드를 꺼내는 것이다. 2010년과 2011년의 감원 규모는 5000여명에 달한다.

올해 3400여명이 감축돼도 금융권 종사자 총원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ㆍ보험ㆍ카드사들이 평년 수준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몸값이 비싼 고연령자는 내보내고 연봉이 적은 신입사원으로 채워 총원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은행권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연말까지 200여명을 희망퇴직시키기로 했다. 희망퇴직 카드를 꺼낸 것은 4년 만이다.

씨티은행은 "대내외 경영이 악화하고 있어 선제 대응을 위해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며 정확한 감원 인원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희망퇴직으로 500여명을 줄였고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추가로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예년과 같은 조건으로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중심으로 시행하는 준(準)정년퇴직제를 올해도 적용한다.

KB국민은행은 매년 시행해 온 준정년퇴직제를 올해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4개월치 기본급이었던 예년의 퇴직보상금 하한선을 다소 높이는 방식이다. 올해 초에 준정년퇴직제로 국민은행을 떠난 직원은 40여명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380명을 줄인데다가 외환은행도 하나금융 자회사 편입 후 영업력 확대에 힘을 쏟아 지난해보다는 작은 규모의 희망퇴직이 예상된다. 인사적체가 심한 NH농협은행은 연말 인원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지난해 연말 전체 직원의 12%에 달하는 800여명을 명예퇴직시킨 후유증으로 연말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

보험 수익 비상에 걸린 보험업계는 중소형사를 위주로 인력을 줄이고 있다.

생보업계 빅3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손보업계 빅4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은 연말까지 자연 감소분을 제외한 인력 감축을 거의 하지 않을 방침이다.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지 석 달째를 맞은 ING생명과 예금보험공사가 위탁 경영을 하는 그린손해보험, 외국계 소형 생ㆍ손보사들은 이미 400명 넘게 감원했고 연말까지 200여명가량 추가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 수수료 분쟁 등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는 카드사는 계약직 위주로 인력을 대폭 줄이고 있다.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만 900여명의 계약직 직원들이 카드업계를 떠났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이사직급을 없애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고서 상시 인력 감축을 연말까지 하고 있다.

현대카드 또한 최근 직제 개편으로 인력을 조정하고 있다. 삼성카드 등 나머지 전업 카드사들도 정규직을 대상으로 자연 감소나 일부 희망퇴직 등으로 100여명 줄일 예정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