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을 기반으로 한 소설집 2권

 
 
충북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소설가 이귀란·송재용씨의 소설집이 잇따라 발간됐다. 이귀란씨의 소설집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개성 넘치는 삶의 모습을, 송재용씨의 책에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겨울의 문턱, 작가 특유의 세심함으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낸 소설집과 함께하는 것도 좋겠다. <편집자>
이귀란 소설집 변방
소설가 이귀란(·57·010-5511-4179)씨의 첫 소설집 변방이 나왔다.
노가다 원씨를 비롯해 10편의 단편소설이 실린 이번 책은 이씨가 2002크리스천문학에 소설로 등단한 이후 10년 동안 쓴 작품을 모은 것이다.
이씨의 소설집에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소리와 냄새, 일상에 대한 탐색이 담겨 있다.
소설 노가다 원씨등 그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것은 소외되고 외로움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다. 세상 변두리를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은 곧고 정직하고 묵직하다.
또 이씨의 작품에는 다양한 개성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 다양한 사람들의 만나는 재미가 있다.
그의 작품에 등장인물 모두가 현대라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이지만 개성이 뚜렷하다. 성장과정과 생활환경, 직업과 성격 등 신분조건이 다르고 행동유형이나 구사하는 언어습관이 다르다.
중이염으로 청력을 상실하면서 세상과의 단절을 느끼는 소리의 여주인공, 성장기의 모성결핍으로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함께 품고 사는 두견새의 주인공, 제주토박이로 피해의식을 떨치지 못하고 기생이라 자학하며 관광객을 안내하는 숙명의 버스기사 김창규, 가출벽 있는 아버지의 불륜으로 출생하여 학대를 견디다 못해 동복의 동생과 함께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승냥이의 어린소녀, 전과자로 주변의 도움에도 자신의 생활을 감당치 못하는 노가다 원 씨의 주인공 원 씨, 중년의 우울증으로 자살을 기도했다가 일탈의 유혹에 방황하는 사십 세의 여인 형인, 선천적인 체취(인내) 때문에 소외와 좌절에 허우적대는 8요일의 여주인공 등 각기 다른 인물을 통해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이야기 한다.
안수길 소설가는 서평을 통해 이귀란의 소설 속 인물들이 앓고 있는 갖가지의 아픔, 소외와 좌절, 체념과 방황, 자학과 우울증 같은 것들은, 겉이 멀쩡해 보이는 보통 사람들 대부분이 심리 내부에 지니고 있는 병증들이다. 그만큼 학대받는 어린이들도 많고 방황하는 중년, 희망 없이 사는 노인들도 많다고 평했다.
1955년 서울에서 출생한 그는 2002년 크리스천 문학에 소설이, 2003년 월간아동문학에 동화가 당선돼 등단했다.
현재 대한기독문인회·충북소설가협회·내수문학회·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청주에서 지금은 수업중논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의숲, 238, 12000
송재용 소설집 쓰다만 주례집
기업과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주로 써온 송재용(68·010-3355-8800)씨의 첫 소설집 쓰다만 주례사가 발간됐다.
소설집에는 다양한 사람들 절절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은 중·단편 소설 8편이 실렸다.
표제작 쓰다만 주례사1994년에 노동교육원 노사화합 소재 공모에서 최우수로 당선돼MBC 베스트 극장에 방영된 중편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대기업의 횡포에 신음하는 중소기업의 실상과 노사화합이 기업의 제품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코믹하게 그렸다.
그의 등단작인 폭염1990년대 운수회사 대표 2세의 뒤틀린 노조관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트레일러 기사들과 경영자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중간관리자의 고뇌를 그린 작품이다.
벙어리개에서는 경영자가 안전을 소홀히 한 결과 그로 인해 빚어지는 혼란과 후유증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팝 걸에서는 대형할인마트에 입사한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대리 딱지를 떼지 못한 여사원의 당돌한 CEO 도전기를 그렸다.
절규는 산업화 초창기에 집안 형편이 어려워 정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소녀가 생산현장과 산업체 부설학교에서 겪는 아픔과 방황이, ‘그믐 밤1950년대 시골 떡 장사 이야기가 담겼다.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주로 가난에 찌든 서민들이나 힘이 없는 약자들이고, 현실의 모순에 신음하고 분노하는 인물이지만,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1946년 부여출생인 그는 대전고와 고려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한길문학에 단편소설 폭염이 추천돼 등단했다. 장편소설 미끼(·)’·‘불꽃에 사는 치자빛 굴레’, 칼럼집 기업채근담 등이 있다. 현재 부여 금강을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위어출간 준비 중이다.
예술의숲, 282, 12000.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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