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으로만 11년차 “이미지 고착 두려워”
“연기의 폭을 넓혀 성인역할도 하고 싶어”

요즘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10편이 넘는 드라마에 아역으로 출연했지만 대중에게 그의 이름 석 자가 각인된 것은 MBC 예능 프로 라디오스타를 통해서다.

MC의 부탁에 선뜻 즉석 연기를 선보이고 봉까지 돌리는 그의 모습은 뭐든 열심히 하는 청년의 아이콘처럼 보였다.

최근 을지로에서 만난 배우 노영학(19)사극을 많이 하다 보니 팬층이 주로 아줌마, 아저씨였는데 라디오스타로 나를 알아보는 젊은 분들이 생겼다며 신기해했다.

사람들이 저를 좀더 친근감 있게 대하는 것 같아요. ‘라디오스타가 방송되고 다다음날 어떤 작품의 최종 오디션에 갔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사람들이 저를 대하는 태도가 부드러워진 것 같았어요. 저보고 특기를 해보라고 하셔서 봉을 돌리겠다고 하고 대걸레를 돌렸는데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웃음)”

데뷔 11년째인 그는 지난해 MBC ‘짝패에서 천둥(천정명 분)의 아역으로 주목받은 데 이어 최근 SBS ‘대풍수KBS 1TV ‘대왕의 꿈등 대형 사극 2편에 동시에 출연했다. 상반기 출연한 인수대비소녀탐정 박해솔까지 합하면 올해만 4편의 작품에 출연한 것.

그는 작품들을 같이 연달아 찍는 게 힘들다캐릭터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다 보니 정신적으로 피로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드라마 촬영을 모두 끝내고 머리를 짧게 자른 이유도 변화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는 남자다워 보이고 싶었는데 머리를 자르니 더 어려보인다며 난처한 미소를 지었다.

아역을 연기하다 보니 나름의 부담도 있다.

보통 아역이 먼저 캐스팅되는데 성인 연기자로 바뀌면 어떨지 궁금해요. ‘계백에서 제 역을 조재현 선배가 한다고 했을 때 정말 부담이 됐어요. 손꼽히는 연기파 배우신데 누를 끼치면 안 되니까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대풍수는 일부러 밝게 연기했어요. 후반에 어두운 분위기로 갈 거라고 해서 대조가 되라고요. 성인 연기자분들의 연기 스타일은 참고를 하지만 일부러 작품을 찾아보지는 않아요. 너무 찾아보면 흉내 내게 될까 봐서요.”

대왕의 꿈은 지난해 11월부터 준비했다. 김유신의 아역을 맡은 그는 액션을 직접 하고 싶은 마음에 6개월간 고된 훈련을 했다. 처음 2개월은 일주일에 6일 헬스장에 갔고, 나머지 기간에는 무술과 승마를 아침 저녁으로 배웠다.

그는 집에 있을 때는 게으르지만 연기할 때는 부지런해진다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주변의 권유로 연기를 시작하는 다른 아역들과 달리 그는 스스로 연기자의 길을 택했다. 집안의 늦둥이로 사랑받고 자란 그는 힘든 보조 출연도 4년 넘게 했다.

제게는 돌파구가 연기였어요. 다른 친구들보다 뛰어난 게 없었죠.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찾다 보니 그게 연기였어요. 제가 노력해서 될 만한 게 연기라고 생각했죠.”

좋아서 시작한 연기지만 그만두고 싶은 적도 있었다.

그는 어렸을 때 부당한 대우를 많이 받았다애라서 더 보호받는 게 아니라 무시 받을 때 상처받는 부분이 있다. 엄마도 고생하니까 하기가 싫어지더라고 돌아봤다.

그는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연기하면서 눈물을 흘리면 기분이 풀린다고 말했다.

내년 20살이 되는 그는 지금이 과도기이자 사춘기인 것 같다고 했다.

요즘 감정의 기복이 있더라고요. 사춘기가 안 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제게도 온 것 같아서 재미있어요. 아역 이미지는 제가 극복해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목소리도 변화를 주려고 해요. 또다시 아역이 들어와도 저를 믿고 불러주시는 거라 하겠지만 제 나이 또래에게 맞는 감정을 연기하고 싶기도 해요.”

대학로에서 살다시피 한다는 그는 연극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는 제대로 쉬고, 다음 작품은 목숨 걸고 할 것이라며 결국 연기자는 연기로 말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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