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능 개편… 진학 지도 비상

 

“올해 무슨 일이 있어도 대학에 합격할 거예요. 어려운 수능에 점수는 떨어진 것 같지만 내년 수능이 바뀐다니 어떻게 해서든 올해 대학에 가야지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3 학생들은 지난해보다 난이도가 높아진 수능에 점수가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올해 반드시 대학에 가야겠다는 다짐이다.

진학담당 교사들도 내년부터 바뀌는 수능시험으로 수험생들이 혼란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가능한 올해 많은 학생들을 대학 진학을 시키기 위해 진학지도에 비상이 걸렸다.

‘수능이 어려우면 재수생이 늘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을 벗어나는 해이다.

수험생들은 수시2차 모집이 남은 대학과 정시모집 전형 확인에 분주하다.

청주 한 고교 한모(3년)군은 “수능 점수가 수리영역에서 많이 낮아지면서 예상보다 안 나온 것 같다”며 “수시모집은 어려울 것 같고, 정시에서 가능한 대학을 알아보고 있다. 내년에 수능이 바뀐다는데, 수능시험을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모(3년)군도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가능하면 올해 대학에 진학할 것”이라며 “수능이 쉬워지더라도 다시 적응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진학지도를 하는 교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능 변화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다양한 대학 입시전형을 확인하는데 분주하다.

청주지역 한 고교 진학지도 교사는 “내년 수능이 수험생에게 부담을 덜 주는 쪽으로 바뀌든, 난이도가 쉬워지든 새로운 것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올해 많이 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대학별 입시전형이 너무 많아서 학생과 교사 모두 비상이 걸렸다”고 토로했다.

이 학교 교장도 “대학 진학 제도가 개편되면 재수생은 감소하게 돼 있다”며 “난이도별 수능으로 출제하면서 부담을 덜 주더라도 전국의 대학들이 어떻게 학생들을 모집할 지는 현재로서 알 수 없기 때문에 올해 대학을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늘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내년 11월 시행될 2014학년도 수능시험부터 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고 수험생 부담을 덜어주자는데 초점을 맞춰 국어·수학·영어 과목에 수준별 시험을 도입한다.

주요 3개 영역의 명칭도 현재까지의 언어, 수리, 외국어가 아닌 국어, 수학 영어다.

현재까지는 수리영역만 이과학생들이 주로 보는 ‘가’형, 문과생들이 주로 보는 ‘나’형으로 구분돼 있고 언어와 외국어는 모든 학생이 동일한 문제지로 시험을 치렀다.

이에 따라 일부 수험생들은 필요 이상으로 어려운 시험을 봐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어, 수학, 영어 세 과목을 모두 A형, B형으로 나눠 학생들이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A형은 출제 범위가 좁고 문제 난이도도 낮으며, B형은 현행 수준이 유지된다.

다만 다소 난이도가 있는 B형은 최대 2과목만 선택할 수 있고 국어 B형과 수학 B형은 동시에 선택할 수 없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수능 개편으로 수험생 부담을 줄여보겠다고는 하지만 대학의 과목별 난이도 반영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는 재수를 위한 결단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능 난이도가 높았던 만큼 이번 입시는 학생이나 담당교사 모두 곤혹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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