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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교수의 다문화사회 바로보기<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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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양일보
  • 승인 2012.11.1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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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다문화가정

 

 

매번 글을 쓰면서 생각나는 것은 참으로 힘든 가정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토픽성이 있는 글은 일상과 다를 수 있지만 그 시대의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 요즘은 역차별 얘기도 자주 듣는 편이다.

경제적 보조만을 주로 논의해 왔는데, 요즘은 그 외에도 역차별에 관한 내용이 종종 귀에 들어온다.

심한 경우는 남편이나 시어머니가 폭력에 시달린다는 항의성 내용도 들어오고 있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사실 대부분의 다문화가정이 가부장적 제도 아래서 문화적 차이로 고생하고 있다.

그러나 나름대로 행복의 방법을 찾아 그것을 누리는 집안도 있다. 금산 부리면의 한 가정은 남편의 배려와 시어머니의 사랑으로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을 꾸리고 있다.

주변으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가끔 매스컴에 나가기도 한다. 필자는 이런 삶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 힘든 삶보다는 한국에 와서 잘 적응하고 훌륭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행복한 가정이라는 것이 별거 있겠는가? 부부싸움 덜 하고 서로 이해하고 감싸주면 되는 것이지.

시어머니는 며느리로 보지 말고 딸처럼 생각하고, 남편은 자신만 믿고 온 아내를 진정으로 아껴주면 되는데, 이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닌 모양이다.

필자는 결혼식 주례를 볼 때 마다 강조하는 것이 易地思之(역지사지 :입장 바꿔 생각하기). 서로 입장 바꿔 생각하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해결된다.

아주 심각하게 부부싸움이 잦은 다문화가정 부부를 역할 놀이를 통해 개선한 적이 있다. 남편과 아내의 역할을 바꿔서 연극을 하도록 한 것이다.

남편은 평소에 자신의 언어폭력이 심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아내는 남편 나라의 문화를 너무 모르고 있었던 것을 반성해서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입장을 바꿔 보면 상대방의 어려움을 알 수 있다.

결혼이주여성이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요즘은 외국인을 위한 운전면허 취득프로그램이 있어서 한결 쉽게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다문화가족의 입장에서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상당히 바람직한 일이다.

팜티(가명)는 이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대두분의 이주여성들은 한국어의 어려움에 겁을 먹고 시험보는 것을 두려워한다. 팜티는 필기시험을 한 번에 합격했고, 도로주행시험가지 합격했다.

코스 시험을 보아야 하는데, 운전석 좌석이 너무 낮아 앞이 보이지 않아 떨어졌다. 아마 세 번은 떨어진 모양이다.

사실 의자가 낮은 것이 아니라 팜티의 키가 작은 것이지만 한국의 자동차는 일단 한국인의 체형에 맞게 고정되어 있고, 수험생이 맞춰서 의자를 조절해야 하는데 그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남편의 배려로 부단히 운전연습을 해서 2종 보통 면허를 취득하고, 다시 몇 달이 지나 1종 보통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고 결국 다시 도전하였다.

이번에도 남편이 열심히 도와 준 결과로 합격하였다. 핸들 조작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었으나 옆자리에 앉은 경찰관이 부드럽게 조언해 주어 끝까지 실수 없이 끝냈다고 한다. 팜티는 요즘 천금을 얻은 것보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꿈도 꾸지 못했던 운전면허를 취득했고, 운전을 할 수 있는 삶이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이런 날을 올 수 있는데, 유독 팜티만 즐기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팜티의 행복한 날들이 이주여성 모두에게 전염되었으면 좋겠다. 가족이라는 개념이 굴레가 되어서는 안 된다.

행복의 보금자리가 되어 꿈을 키우고 행복을 양산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팜티의 남편과 딸은 그녀에게 행복을 전파하는 활력소다. 그녀의 행복이 끊임없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한국에 온 지 37개월밖에 안 된 스물 세 살의 아줌마 팜티에게 행운이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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