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대출 늘어나 `풍선효과' 징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여전히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저축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가계가 대부업체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른바 '풍선효과' 조짐도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내놓은 '3분기 가계신용'을 보면 3분기 우리나라 가계의 가계신용은 총 937조5000천억원이다. 사상 최대다. 전분기보다 13조6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선 5.6% 늘어났다. 한은은 "3분기 기준으로 4년 만에 가장 적게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 1.6%)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물가상승률 (7월 1.5%, 8월 1.2%, 9월 2.0%)를 고려해도 여전히 부채증가세가 더 빠르다.

가계신용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8.1%, 올해 1분기 7.0%, 2분기 5.8%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을 합한 것이다.

이중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882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2조1천억원 늘었다.

은행 대출은 459조3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 주택담보대출은 313조3000억원으로 9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도 1조2000억원 늘어 189조2000억원이다. 특히 저축은행 대출은 1조1000억원 줄어든 9조원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카드사, 증권사, 자산유동화회사, 대부업체 등 기타금융기관의 대출은 233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무려 9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분기 은행권 대출은 2.2% 증가했지만 비은행권 대출은 7.6%, 기타금융기관은 11.1% 늘었다.

가계대출이 은행, 서민 금융기관에서 이탈해 더 높은 금리의 대부업체 등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기타금융기관의 증가세는 주택금융공사가 예금은행 등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을 주택저당증권(MBS)으로 유동화한 것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MBS도 결국 투자수익과 손실이 나는 상품으로 가계부채 질이 악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대출자들이 더 위험이 큰 대출기관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3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1조5000억원 늘어난 55조1000억원이다.

한은은 "여름휴가, 추석 등 계절적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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