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기 덕성초 교장

 

 

 

 

 

청주 덕성초등학교 교문을 들어서면 오른쪽 동산에 작은 송덕비 두개가 나란히 세워져있다. 지난 103일 동문체육대회가 열리던 날 동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건립식을 가졌다.

동문의 선행사례를 발굴해 모교의 지속적 발전과 명예를 높이고 후학과 주변에 홍보키 위해 224일 총동문회 임시총회에서 심의·결정한 사안으로 전임 회장이었던 이호철(14) 고문이 준 희사금으로 건립하게 됐다.

송덕비 주인공 중 안상열(73)씨를 소개할까 한다. 2회 졸업생으로 현재 총동문회 고문이다.

1975년 축구부와 첫 인연을 맺은 뒤 시도단위 대회나 전국단위 대회에 빠짐없이 참석해 38년 동안 매년 격려금을 주고, 수시로 영양식도 시켜줬다. 2010년엔 겨울용 점퍼 35벌을 제공, 따뜻한 동계훈련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놀라운 것은 사업이 잘되지 않아 고통을 받으면서도 축구부선수용으로 15인승 차를 기증한 것은 물론 직장의 기사와 함께 모든 운영비도 전담해 수시로 전지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선수들이 가정형편으로 대학진학을 못하면 입학금·등록금을 지원해 줬고, 시내에서 방황하는 학생들을 보면 학교까지 데려다가 담당교사에게 인계를 하는 등 멘토역할도 하고 있다.

덕성초 사물놀이부가 전국 유명세를 타게 된 것도 창단당시 370만원을 들여 장비를 구입해 주고 2년 후 보수 및 추가비용으로 100만원을 부담해 준 덕분에 전국 우승은 물론 중국에 사는 조선족에게도 사물놀이를 전수할 수 있게 됐다.

덕성초 병설유치원에도 동물사육장 2동을 구비해 각종 조류 등 동물을 사육, 정서함양에 도움을 줬다. 이때 유치원생들이 불러준 이름이 토끼 할아버지였다.

과학에도 관심이 많아 철제조형물 날아가는 비행기 2대를 설치해줬고, 어린이들이 조금이라도 과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물로켓트 발사대도 구입해 줬다.

1978년엔 학교 현관 앞 화단 양쪽에 국민교육헌장비와 어린이헌장비를 세워 줘 어린이들이 내용을 숙지, 미래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일조를 했다.

본교와 유치원 사이 경사지가 심각한 쓰레기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을 보고 교육감님에게 찾아가 특별지원금을 요청해 1000만원의 사업비를 받아 조팝나무와 개나리단지로 조성, 꽃이 필 시기엔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올 정도의 아름다운 환경으로 변했다.

후문 쪽 지금의 도로개설 전 좁은 밭길사이로 등·하교하는 어린이들의 불편과 위험해소를 위해 사비를 들여 세멘토관을 구입, 길을 넓혀 줬다. 후문에 컨테이너박스를 준비해 쓰레기를 모아 놓으면 직접 버려주기도 했다. 보통 사람들은 실천에 옮기기가 무척 힘든 일이다.

가정이 어려워 생계가 힘든 운동선수부형을 직원으로 채용, 어린학생들이 운동에 전념 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매년 전출을 가는 선생님들에게도 11년 동안 송별회를 해줬다.

38년간 후원회장과 총동문회장을 역임하면서 학교의 대내외 행사시 학생과 교직원에게 물신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줬고, 현재에도 모교의 대소사를 해결키 위해 관련기관 등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

이러한 열정을 안 관계당국은 단재교육상과 체육부장관상, 문교부장관상을 수여했고, 여러 단체의 감사패?공로패 등도 받았다.

맏딸 시집 가기전날 그간 혹시 아버지에게 섭섭한 일이 있으면 이야기 해 보아라했더니 덕성초 축구부 어린이들에게는 수십 번 삼겹살을 사주면서 어머니와 우리 가족들에게는 한 번도 돼지고기를 사주지 않으셨냐고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현재 축구사랑후원회 고문을 맡고 있는 안씨는 민 교장과 상의해 덕성초 아이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축구장학재단설립을 준비 중이다.

우리는 이 송덕비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나아가서는 어려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나만 생각하지 말고 남을 도울 수 있는 마음을 길러줘 모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내가 모든 분들에게 혜택을 받은 만큼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마음을 심어 줘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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