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의 교섭을 요구하는 도내 학교비정규직(학교회계직) 노동자들의 2차 총파업으로 23일 도내 28개 초·중·고교에서 급식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도내 학부모들과 일부 교원단체들은 “학생들의 밥까지 이용하는 이들에게 더 이상 아이들을 맞길 수 없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위한 충북공동투쟁본부는 이날 도교육청에서 2차 총파업 투쟁대회를 열고 “사용자인 이기용 교육감은 즉각 교섭에 나서고 호봉제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합법적 쟁의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차 파업을 2시간 부분파업으로 진행해 학교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했기에 교육감도 입장을 선회해 대화에 나설 것이라 믿었다”며 “그러나 우리의 기대는 처참히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망과 분노는 2차 파업으로 모아졌다”며 “교육감은 보란 듯 노동법을 무시하고 교장과 관리자들은 법 위에 서서 권력을 남용하는 이곳이 어떻게 교육의 중심이 될 수 있단 말인가”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2차 파업 이후에도 교섭에 응하지 않는다면 남은 것은 무기한 파업뿐”이라며 “노동조합이 인정받고 진정한 교육주체, 교육가족으로 인정받는 그 날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쟁본부의 이날 파업으로 도내에서는 청주 9곳, 충주 1곳, 제천 10곳, 음성 8곳 등 28개교가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정상적인 급식이 이뤄지지 못한 28개교 가운데 26개교는 빵과 우유 등 간편식으로 대체했고, 2개교는 외부 도시락으로 급식을 실시했다.

앞서 지난 9일 진행됐던 1차 파업 때는 도내 479개 학교 가운데 28곳이 급식시간을 30분∼1시간 가량 늦췄고, 3곳은 빵과 우유 등을 제공했다.

학교비정규직 파업으로 일선 학교에서 2번째 급식차질이 빚어지자 충북도교원단체총연합회와 충북도학부모연합회 등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들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충북교총은 “이들의 일정은 도교육청 앞 총파업 투쟁대회에 이어 새누리당 충북도당 앞 규탄 투쟁 등으로 이어갔다”며 “순수한 자신들의 권익을 위한 파업이라면 권한을 갖고 있는 도교육청 앞에서 파업만으로도 충분하나 새누리당 앞의 집회를 계획한 것은 지나친 정치적 집회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또 “불순한 의도의 정치적인 선동단체들에 이끌려 학교비정규직이 학생들을 볼모로 학생들을 굶겨가며 파업하는 것”이라며 “이들은 학생들을 위해 근무하는 사람들이 아니라고 보여지므로 이들의 파업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연합회도 “목적을 위해 아이들의 밥까지 이용하는 이들에게 더 이상 아이들을 맞길 수 없다”며 “아이들의 안전도, 학부모의 우려도 무시하는 민주노총은 불통보다 더 나븐 행동이며 반듯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비정규직은 자신들의 목소리로 말 하고 정치놀음의 꼭두각시가 되지 않길 바란다”며 “도교육청과 일선학교장은 파업에 동참해 급식을 파행으로 이끈 사람들을 엄벌하라”고 촉구했다.

<오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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