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일차원적 전개로 ‘막장’ 자초… 11.4%로 종영
채시라는 끝까지 빛났다. 차화연의 앙상블도 절절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드라마는 마지막까지 일차원적 전개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막장드라마’라는 비난을 받았다.
마지막회에서는 채시라, 차화연의 가슴 절절한 연기가 스토리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 큰 감동을 전해줬지만 작품의 태생적인 아쉬움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SBS TV 주말극 ‘다섯손가락’이 25일 시청률 11.4%(이하 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종영했다.
지난 8월18일 11.2%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자극적인 전개와 그에 따른 화제에도 전체 30부 평균 시청률이 11.4%에 머물렀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지난 8월25일의 14.1%로 나타났다.
김순옥 작가는 이번에도 주특기인 복수극을 선보였지만 드라마는 김 작가 전작들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다람쥐 쳇바퀴 도는 구성으로 아쉬움을 안겼다.
김 작가 특유의 쉼없이 반복되는 황당한 음모-번개같은 반전의 패턴이 이번에도 이어졌지만 그 ‘약발’은 예전같지 못했다. 그를 스타덤에 올린 ‘아내의 유혹’(2008년11월~2009년 5월)이 같은 패턴을 구사하며 시청률 40%를 찍는 등 높은 인기를 구가했지만 3년이 흐르면서 시청자의 취향도 변한 것.
직설적이고 강한 색깔의 캐릭터들과 천인공노할 패륜, 그에 따른 복수라는 기본 구성 역시 김 작가의 전작과 궤를 같이했다.
김 작가는 극 초반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개연성 있는 전개로 초반 논란을 극복해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른바 ‘할리퀸 로맨스’류를 통해 익숙한 일차원적인 전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시청률에 쫓기는 과정 속에서 ‘깊이’를 추구하는 대신 끊임없는 사건의 연속 속에 함몰되고 말았다.
죽어 장례까지 치른 자가 버젓이 살아 돌아오는 등 시청자의 허를 찌르는 반전을 선보이긴 했지만 이 역시 ‘기막히다’가 아니라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끌어냈다. 치밀한 구성 속 시청자의 감탄을 자아내는 반전이 아니라, 반전을 위한 반전이 되면서 황당함을 안겨준 것.
드라마는 또한 안방극장에서는 대중적인 직업이 아닌 피아니스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생경함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