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3점짜리 1개 틀리면 2등급…외국어ㆍ사탐 어려워

 

 

 

 

 

27일 발표된 올 수능 채점 결과에서 언어가 쉽고 외국어는 어려웠던 것이 확인됐다.

언어 만점자는 지난해의 8배인 1만4000여명이나 됐고, 지난해에 1만7000여명이 만점을 받은 외국어는 만점자가 4000여명으로 줄었다. 수리는 지난해 수준이었다.

특히 언어는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커트라인(이하 등급컷), 2등급컷이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상위권 수험생 사이에서 한두문제 차이로 등급이 달라질 전망이다.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자연계열 104명, 인문계열 288명으로 지난해 수능(25명·146명)보다 늘었다.

사회탐구 영역은 수험생들이 많이 택하는 사회문화, 윤리 등이 어렵게 출제돼 인문계열 수험생의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언어 한 문제 실수하면 2등급 = 언어 만점자 비율은 2.36%로 언·수·외 3개 영역 중 가장 높았다.

언어 만점자 숫자는 1만4625명으로 작년(1825명)의 8배로 늘었다.

표준점수 최고점도 127점으로 지난해보다 10점이 떨어졌다. 1등급 컷(등급 구분 표준점수)도 125점으로 작년보다 6점이 낮다.

만점자 비율이 0.28%에 그쳐 어려웠던 작년 언어와 달리 전반적으로 까다로운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표준점수 최고점 127점과 1등급컷(125점)의 차이는 불과 2점이고, 2등급컷(122점)과도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입시학원들은 1등급컷이 원점수로 98점, 2등급컷은 95점, 3등급컷 90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점짜리 1문제만 틀리면 2등급, 3점짜리 2개를 틀리면 3등급으로 추락하게 된다는 의미다.

시모집에서 수능 최저등급을 요구하는 대학에 지원한 수험생 가운데 한두 문제 실수로 등급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분위 격차도 크게 나타나 언어 원점수 98점은 백분위 96%, 원점수 95점이 90%, 90점은 76%까지 떨어질 것으로 입시학원들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언어 점수가 나쁜 수험생은 백분위를 반영하는 대학을 피하고 표준점수를 쓰는 곳을 노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수리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 = 수리 가형 만점자는 0.76%인 1114명으로 지난해(0.31%)보다 비율이 늘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지난해와 같다. 1등급 컷은 132점으로 지난해보다 2점 올라갔다.

수리 나형은 만점자가 0.98%인 4241명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수리 나형은 출제당국의 목표치인 만점자 1%에 가장 근접한 결과가 나왔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42점으로 작년보다 4점이 높아졌다.

올해는 수리 가는 지난해보다 약간 쉬워지고 수리 나는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운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어 어려워져 = 빈칸 추론 문제가 어려웠던 올해 외국어 영역은 만점자가 전체의 0.66%인 4041명에 그쳤다.

지난해 수능이 외국어 만점자가 2.67%에 달해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았던 것과 정반대 상황이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41점으로 지난해보다 11점이 올랐다.

1등급 컷은 134점으로 작년보다 6점이 올랐다.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컷은 7점 격차가 나 최상위권에서도 변별력을 보였다.

●언·수·외 만점자 늘어 =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자연계열 104명, 인문계열 288명이었다.

대체로 쉬웠던 지난해 수능(25명·146명)보다 만점자 수가 상당히 늘어 최상위권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올해 6월 모의 평가는 자연·인문계에서 각각 65명과 165명이 언·수·외 만점을 받았고 9월 모의평가도 만점자가 3명과 56명으로 이번 수능보다 훨씬 적다.

한편 지난해 수능은 언·수·외 3개 영역에서 만점과 1등급 컷의 표준점수 차이를 합한 수치가 인문계 11점, 자연계 17점이었다.

통상 만점과 1등급 컷의 표준점수 차이가 클수록 최상위권 변별력은 더 좋아진다.

올해 수능은 언·수·외의 격차 합산이 인문 15점, 자연 16점으로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었다.

평가원은 "대입 전형 요소의 다양화로 수능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고 대부분 대학이 영역별 성적을 조합해 쓰거나 특정 영역에 가중치를 두는 만큼 상위권 변별에 큰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복병 '사탐' = 탐구영역 중 사회탐구는 과목간 난이도가 고르지 않아 지난해 수능보다 표준점수 최고점간 차이가 커졌다. 게다가 윤리를 제외하면 대체로 어렵게 출제됐다.

15만여명이 응시한 윤리는 만점자가 3.15%에 달했지만 경제지리(2만여명)는 0.15%, 경제(3만2천여명)는 0.26%, 사회문화(22만1천여명)는 0.33%에 그쳤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세계지리가 69점, 윤리가 70점에 불과한 반면 경제는 77점, 국사는 74점, 사회문화 72점 등으로 최고 8점까지 차이가 났다.

언·수·외와 사회탐구 2과목 이상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 학생수는 올해 29명으로 지난해 수능(73명) 때보다 크게 줄었다.

언·수·외와 사탐 3과목을 모두 만점을 받은 학생도 3명으로 작년(27명)의 9분의 1에 그쳤다.

입시학원들은 특히 중상위권 학생의 경우 사탐 성적이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히 점수를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과탐도 과목별 희비 갈려 = 과학탐구도 과목별 난이도 차이가 컸다.

14만여명이 치른 지구과학Ⅰ의 만점자가 7.96%으로 이들이 곧 1등급이 되면서 정상분포인 4%를 훌쩍 넘었다.

이에비해 생물Ⅱ(7만2000여명)는 만점자가 0.08%에 그쳤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구과학Ⅰ은 65점, 생물Ⅱ는 77점으로 12점 차이다.

이번에 언·수·외와 과학탐구 2과목 이상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은 19명으로 지난해 수능 때의 9명보다 늘었다.

제2외국어/한문 중 표준점수 최고점은 러시아어가 91점으로 가장 높았다. 중국어와 프랑스어는 모두 67점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제일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어는 68점, 스페인어와 일본어는 69점, 한문 73점, 아랍어는 81점으로 집계됐다. 제2외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는 최대 24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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