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진 수능에 낙담하는 학생 많아
수능 개편에, “점수 낮아도 올해 꼭 대학 가겠다”


2013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의 성적표가 배부된 28일 청주 대성고에서 수험생들이
자신의 수능 성적을 살피고 있다.<사진/임동빈>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28일 충북도내 고교 3학년 수험생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수능출제 당국의 영역별 만점자 1% 수준이라는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고, 지난해보다 어려워진 수리영역과 외국어영역 때문에 수능 점수가 예상보다 낮아지자 낙담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특히 여학생들에게서는 성적표로 얼굴을 가린 채 눈물을 떨구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을 정도로 이번 수능은 까다로웠다는 평가다.

수능을 치른 박슬기(상당고 3년)양은 “성적표를 받기 전 언론을 통해 외국어와 수리가 어려워졌다고 했는데 실제 언어 점수는 올랐고 외국어와 수리에서 많이 낮아졌다”며 “전체적으로 지난 9월 모의고사보다 어려워 1등급이 낮아져서 계획했던 입시전략을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박양은 “수시 2차 모집에서 지원했던 중앙대와 숙명여대의 합격여부를 지켜본 뒤 만약 둘다 떨어지면 충북대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명노준(흥덕고 3년)군도 “최종 성적이 가채점 결과와 비슷하게 나왔지만 워낙 까다로웠던 수능이라 정시모집 지원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며 “충북대 공과계열을 진학하고 싶지만 수능 성적에 만족하지 못해 과별 예상커트라인을 꼼꼼히 확인하고 점수에 맞춰서 지원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명군은 “내년에 수능 제도가 바뀌는 만큼 올해 꼭 대학에 진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적표를 받자마자 엎드려 큰 소리로 우는 학생도 있었다.

청주 한 고교 정모(3년)양은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겠다. 예상했던 점수보다 결과가 훨씬 낮게 나오면서 등급도 모의고사 때보다 3등급이나 떨어졌다”며 “답안을 밀려 쓴 것인지 마킹을 잘못했는지 확인해 보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정양과 같이 수능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수험생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이의신청을 통해 자신이 작성한 답안지를 확인할 수 있다.

최상위권 학생에게 이번 수능은 언어의 경우 3점짜리 한 문제로 등급이 바뀔 정도로 민감할 수 있었지만 재수생 권오민(20)씨는 이날 성적을 확인하며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권씨는 “작년 수능에서 수리영역의 실수로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했다가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재수를 결심했었다”며 “부모님 고생시키며 1년 노력한 결과가 비교적 만족스러워 기쁘다”고 말했다.

권씨는 현재 수시모집에서 고려대 의예과를 지원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8일 시행된 수능은 27일 채점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언어는 쉽고 외국어는 어려웠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표준점수에서 지난해에 비해 언어는 10점이 하락, 외국어는 11점이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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