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 10구단 창단 결정 촉구 ‘강경책’
KBO 이사회 일정 조율… 삼성·롯데 여전히 반대

 

 

프로야구 선수들이 10구단 창단을 촉구하며 또 단체행동에 나섰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10구단 창단을 위한 이사회가 개최될 때까지 골든글러브 시상식과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각종 한국야구위원회(KBO) 주관 행사에 불참하겠다고 28일 밝혔다.

선수협회가 보이콧을 선언한 것은 올해 벌써 두번째다.

지난 6월 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방안이 보류되자 선수협회는 올스타전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

당시에는 KBO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10구단 창단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선수협회를 설득해 보이콧이 철회됐다.

그러나 이날 선수협회는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한달이 지나도록 KBO와 구단들은 10구단 창단을 결정하기는커녕, 연내 이사회 소집마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다시 강경책을 들고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선수협회의 단체행동에 KBO는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이사회를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일정 조율이 안돼 날짜를 정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10구단 창단을 추진하겠다는 KBO의 의지와 달리 9개 구단의 입장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야구계 인사들에 따르면 LG와 넥센, NC 구단은 10구단 창단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SK, 두산, KIA, 한화는 중도적인 입장이고 삼성과 롯데는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병수 롯데 사장은 “10구단은 저변이 엷어 시기상조”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삼성은 롯데와 달리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그러나 지난 6월 이사회 직전 김인 삼성 사장이 KBO를 방문해 구본능 총재에게 직접 10구단 창단 반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야구회관을 같이 쓰는 대한야구협회 강승규 회장은 구 총재에게 티타임을 요청했지만 김 사장과의 면담이 길어져 만나지 못했다. 삼성이 공개적인 입장 표명없이 물밑에서 반대하는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인 사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회의중이라 통화하기 어렵다. 회의가 길어질 것 같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야구규약에는 KBO 이사회에서 이사들의 3분의2 이상 출석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신생구단 창단을 결정하도록 명시됐다.

결국 KBO는 삼성과 롯데를 제외하고 구본능 총재를 포함해 최소 7표 이상을 얻어야 10구단 창단 작업을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프로야구 산업 논리뿐만 아니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대기업들의 속성으로 인해 나머지 7개 구단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불분명하다.

만약 KBO가 구단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출범 31년 만에 골든글러브 행사가 취소되는 불상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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