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은퇴금융시장 규모가 2020년 1천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은퇴금융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금융기관 간 과당경쟁으로 시장이 혼탁해지고 고령자를 중심으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2일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에 따르면 공적 연금을 제외한 사적 은퇴금융시장은 올해 302조원에서 2020년 981조원으로 3배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소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주가연계증권(ELS) 등 기타 은퇴형 금융상품을 각각 추정한 후 합산해 이런 예상치를 얻었다.

2010년 193조원이었던 이 시장 규모는 작년 246조원으로 커졌고 올해는 2년 전과 비교해 56.5% 증가하는 302조원으로 예상된다.

이후 2015년에는 520조원, 2020년에는 981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다.

통계청이 지난 6월 발표한 장래인구 추계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0년 545만명(총인구 대비 11.0%)에서 2020년 808만명으로 늘어난다. 이것이 급성장의 배경이다.

은퇴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개인연금이다.

개인연금은 2010년 158조원에서 지난해 187조원으로 늘었고 올해에는 은퇴금융시장의 71.5%인 21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연금은 2015년 308조원을 거쳐 2020년에는 583조원에 달하게 된다.

연구소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개인연금시장 비중에다 연금시장 성장 예상치를 반영해 개인연금 추정치를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월 지급식 펀드와 ELS 등 은퇴형 금융상품의 성장세도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가 과거 10년간 일본 금융투자시장 규모와 월 지급식 상품 비중 변화 추세를 적용해 추정해 본 결과, 올해 24조원 규모인 은퇴형 금융상품은 8년 뒤인 2020년에는 206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도 지난해 50조원에서 2015년 105조원, 2020년에는 192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은퇴 비즈니스 시장이 커지면서 금융회사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고령자 피해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고령 투자자들이 저금리 기조 속에서 무리하게 고위험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동안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ELS·주가연계신탁(ELT)·주가연계펀드(ELF) 판매액은 4조2000억원으로 전체 판매액(24조4000억원)의 17.1%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율이 높았다.

금감원은 고령자들이 고위험 파생상품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는 문제가 발생하자 최근에 고령투자자 보호 대책을 내놓았다.

또 2010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부당권유 등 증권사 직원의 부당한 영업행위로 인해 발생한 악성 분쟁 28건 중 8건(28.6%)이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집중됐다고 한국거래소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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