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SBS 개그투나잇’ ‘

 ‘KBS 개그콘서트’ 아성에 ‘SBS 개그투나잇’ ‘MBC 코미디에 빠지다’ 도전장

차별 전략에도 편성시간대 한계 등 시청률 부진… 코미디 전성기 재현 미지수

 

한동안 침체됐던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아성에 SBS ‘개그투나잇’에 이어 최근 MBC가 ‘코미디에 빠지다’로 도전장을 내민 것.

‘개그콘서트’를 제외한 다른 프로그램들의 성적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은 참신한 코너들을 앞세워 과거 코미디 전성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MBC 코미디의 부활을 꿈꾸다

지난 10월 첫선을 보인 ‘코미디에 빠지다’는 MBC가 ‘웃고 또 웃고’ 이후 반년 만에 선보인 코미디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거성’ 박명수의 합류도 화젯거리였다.

금요일 밤 12시 25분이라는 심야 시간대가 프로그램의 발목을 잡는 듯했지만 다행스럽게도 MBC의 뉴스 개편으로 방송 한 달 만에 시간대가 1시간 앞당겨졌다.

초반 1%대에 머물렀던 시청률은 시간대 이동으로 1%P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여전히 시청률은 3%가 채 안 된다.

사회풍자와 패러디를 섞은 코너 8개가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지만 뚜렷한 반응은 아직 얻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박명수를 필두로 한 ‘거성사관학교’와 고학력자 실업자의 고군분투를 그린 ‘두 이방인’, 중독성 있는 반전 개그 ‘네 못난이’, 부부 갈등을 그린 ‘사랑은 붕붕붕’ 등이 눈에 띈다.

김명진 PD는 지난 30일 기자간담회에서 “패러디나 풍자보다 공감대 형성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차별화 전략으로 골라보는 재미를 주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재도약 꿈꾸는 SBS ‘개그투나잇’

SBS ‘개그투나잇’은 지난달 10일 1주년을 맞았다. 토요일 밤 12시라는 열악한 시간대에도 ‘개그투나잇’은 3~4%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시청률이 5%를 넘어서면서 시청률 7%대를 달성하면 주중에 편성하겠다는 내부 공약이 실현되는 듯했지만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개그투나잇’은 대선 후보들을 패러디한 ‘짝’과 직장생활을 소재로 한 ‘사과나무’, 88만원 세대를 다룬 ‘뻔데기펀’ 등의 코너를 선보이고 있다.

이영준 PD는 “다른 코미디 프로그램이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장르의 코너에 도전하고 싶다”며 “코너에 깊이와 철학을 담으려 한다”고 말했다.

●열악한 편성시간·스타 부재는 한계

그러나 두 프로그램 모두 편성시간대의 한계를 갖고 있다. 평균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 방송되다 보니 시청자 확보가 쉽지 않은 것.

‘개그콘서트’가 프라임 시간대인 일요일 밤 9시대를 장악하면서 고정층을 확보한 것과는 대조된다.

‘개그콘서트’가 최근 코너의 화제성이 예전만 못하고 간접광고 논란에도 평균 시청률 20%대를 유지할 수 있는 데는 장기간 프라임 시간대를 지킨 것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 채널 tvN의 ‘코미디 빅리그’도 신설 때부터 전략적으로 토요일 밤 9시대를 공략했다.

코미디언 최양락은 “시청자들이 볼만한 시간대에 코미디를 편성해야 한다”며 “장기간 투자가 필요하다. 시청률 ‘간보기’식 편성은 안 된다.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작비 부족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끌 만한 스타급 연예인의 영입이 쉽지 않은 점도 문제다.

한 지상파 예능 PD는 “‘개콘’이 선후배의 조화가 강점이라면 다른 코미디 프로들은 노하우를 전수할 만한 선배의 ‘풀’이 부족하고 신인의 역량도 아직 미흡하다”며 “결국 코너의 재미가 떨어지고, 이는 다시 시청률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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