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라는 이름으로 자연과 인간에간 대해 관조하면서 천착한 홍해리(71·서울시 강북구 우이동·hongpoet@hanmail.net) 시인의 16번째 시집 독종이 출간됐다.

청원출신으로 1969년 시집 투망도를 내며 문단에 나온 홍 시인은 줄곧 자연인간에 대한 깊은 사유를 바탕으로 한 시를 썼다.

이번 시집도 마찬가지다. 난해한 시가 지식의 척도를 판가름 하는 듯 난무하는 요즘 시단에 홍 시인의 시는 추운 겨울 가까이만 가도 달아오르는 장작난로처럼 따스하게 사람의 마음을 보듬는다.

‘1 세상에서 제일의 맛은 독이다/물고기 가운데 맛이 가장 좋은 놈은/독이 있는 복어다//2 가장 무서운 독종은 인간이다/그들의 눈에 들지 마라/아름답다고 그들이 눈독을 들이면 꽃은 시든다/귀여운 새싹이 손을 타면/애잎은 손독이 올라 그냥 말라죽는다/그들이 함부로덤부로 뱉어내는 말에도/독침이 있다/침 발린 말에 넘어가지 마라/말이 말벌도 되고 독화살이 되기도 한다(중략)’

표제시 독종일부다. 독종처럼 시집 한 권에 담긴 80여편 시 전체가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홍 시인은 시 말미에 시인들이 지닐 덕목 일깨우는 에세이 시의 길, 시인의 길을 싣기도 했다.

시인대한 홍 시인의 생각을 담은 이 자전적 에세이에게 그는 시는 꽃이어야 한다. 꽃은 색깔과 향기와 꿀과 꽃가루가 있어 벌 나비가 모여든다. 꽃의 형태는 얼마나 조화롭고 아름다운가. 독자가 없는 시는 조화나 시든 꽃에 불과하지 않겠는가시인은 올곧은 정신을 가지고 쓴 시로 세상을 환하고 따뜻하게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1942년 청원군에서 출생한 홍 시인은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 1969년 시집 투망도를 내며 문단에 데뷔했다. ()우리시진흥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북인, 128, 8000.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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