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투수 후지카와와 마무리 보직 경쟁

사이드암 투수 임창용(36)이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기 위해 13일 미국으로 떠났다.

임창용은 컵스와 계약기간 '1+1'년에 최대 500만 달러(약 54억원)를 받는 조건에 합의하고 계약서에 사인하고자 이날 비행기에 올랐다.



사이드암 투수 임창용이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위해 13일 영종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7월 오른쪽 팔꿈치를 수술한 임창용은 지난달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결별한 뒤 한국에서 한 달간 재활 훈련을 치러왔다.

야쿠르트가 속한 일본 센트럴리그와 메이저리그를 포함해 총 6~7개 팀에서 러브콜을 받은 임창용은 마음속에 간직해 온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루기 위해 과감하게 미국행을 택했다.

메이저리그 구단 중 컵스를 필두로 보스턴 레드삭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 명문 구단이 대거 임창용 쟁탈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임창용은 "꿈이 현실로 이뤄져 무척 기쁘다"며 "계약이 성사되면 연말 컵스의 재활센터가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로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의 에이전트인 박유현씨는 "컵스가 임창용이 재활 중이던 9월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다가왔다"며 "돈보다도 재활과 관련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잘 설명해 컵스와 계약하기로 뜻을 굳혔다"고 말했다.

그는 임창용이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와 마이너리그로 강등됐을 때 연봉이 다른 스플릿 계약을 했으나 메이저리급 계약에 준하는 대우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임창용이 재활을 거쳐 내년 시즌 중반에나 마운드에 서는 데다 나이도 적지 않아 내년 당장 온전한 메이저리그 계약을 하기는 어렵다.

임창용이 컵스와 계약하면 이상훈(42·전 SK), 구대성(43·시드니 블루삭스), 박찬호(39)에 이어 네 번째로 한국·미국·일본을 거친 선수가 된다.

주변의 예상을 깨고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임창용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지 주목된다.

임창용이 빅리그에서 뛰면 2년간 컵스와 950만 달러(102억원)에 계약한 일본인 투수 후지카와 규지와 마무리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유현씨는 "임창용이 정상 컨디션만 되찾는다면 후지카와와 마무리 보직 경쟁에서 절대 뒤질 게 없다"며 컵스의 '수호신'을 목표로 계약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창용은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2002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미국행을 타진했다.

그러나 기대에 훨씬 못 미친 65만 달러(약 7억원)라는 입찰금액으로 인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했다.

해태와 삼성 두 팀에서 13년간 104승66패, 168세이브를 올린 임창용은 2008년 야쿠르트와 계약하고 마침내 해외 진출 목표를 이뤘다.

2008년 33세이브를 올린 그는 2009년에도 28세이브를 수확하고 일본 최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했다.

위상이 올라간 임창용은 2010년 야쿠르트와 3년간 15억엔(194억원)에 재계약하고 성공가도를 달렸다.

데뷔 때와 비교해 그의 연봉은 불과 3년 만에 15배가 오른 3억6000만엔(46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팔꿈치 수술로 올해 9경기에서 홀드 3개만 남기고 일찍 시즌을 마쳤으나 임창용은 야쿠르트에서 5년간 11승13패 128세이브, 평균자책점 2.09라는 눈부신 성적을 남겼다.

통산 233이닝을 던져 23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탈삼진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일 통산 296세이브를 올린 임창용이 대망의 300세이브를 미국에서 달성할지 주목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