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래 수 대전지역 담당 차장

정부가 자랑하던 세종시의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차량 바이모달트램의 고장이 끊이질 않고 있다. 17일 오전 8시 25분 KTX 오송역을 출발해 세종청사로 향하던 바이모달트램이 15분 뒤 세종시 초입에서 멈춰 섰다. 이 차량은 긴급 수리를 거쳐 5분 뒤 다시 출발했지만 5분 뒤 또다시 멈춰 섰다. 이런 과정은 3차례나 반복됐다. 이 때문에 당초 도착 예정시간보다 30분 후 정부청사에 차량이 도착하면서 서울에서 KTX를 타고 오송역에 내려 정부청사로 출근하던 공무원들의 지각사태가 속출했다. ‘신교통수단’이라는 BRT 차량의 오명이 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의 뇌리에 각인된 하루였다. 사실 BRT 차량 바이모달트램의 멈춤 현상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9월 19일 개통해 3달 가까이 시범 운행 중인 이 차량은 잦은 말썽으로 ‘땅 위의 지하철’이란 실효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실제로 대전 노은동에서 BRT 차량을 이용해 정부세종청사로 출퇴근하는 일부 공무원들은 자주 발생하는 BRT 차량 운행중지 소식에 불만을 토로한지 오래다.

하지만 BRT 차량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행복도시건설청은 “시험단계 차량이다 보니 멈춰 서는 일이 종종 있다”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옛말이 있다. 지금 행복도시건설청 측이 가슴 속에 새겨야 할 금언이다. 그런데 BRT 문제가 터질 때마다 나오는 행복도시건설청 측 해명을 보면, 이러다 정말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다. 국내외의 대형 철도사고를 봐도 항상 작은 사고들이 전조처럼 먼저 터졌다. 이런 점에서 행복도시건설청의 이같은 행태는 정말 위험천만인 태도가 아닐 수 없다. 행복도시건설청은 지금이라도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BRT의 운행시스템 전반을 냉정하게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문제가 발견될 경우 ‘2보 전진’을 기약하며 과감히 뜯어고쳐야 한다. 지금처럼 문제를 덮고 어물쩡 넘어가려 하다가는 정말 큰 사고를 낼 수도 있다. 더 이상 미적거리는 것은 곤란하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기회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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