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이미지로 안방극장 최고 캐릭터 급부상

원래 성격과 비슷내몸에 꼭 맞는 옷 입은 기분

연기력 인정받고 체감반응 너무 좋아 마냥 행복

 

진짜 반응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시청률은 공주의 남자가 더 높았는데 체감 반응은 이번이 훨씬 더 강한 것 같아요. 여기저기서 장 띠에르 샤 캐릭터가 너무 좋다고 해주시니까 힘이 나고 기분 좋습니다.”

그의 말처럼 장 띠에르 샤가 요즘 안방극장 최고의 캐릭터로 떠오르고 있다.

SBS TV 주말극 청담동 앨리스에서 문제의 캐릭터를 연기 중인 박시후를 최근 전화로 만났다.

그는 내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라며 캐릭터 연기가 너무 재미있다며 웃었다.

장 띠에르 샤는 본명이 차승조. 굴지의 백화점그룹 2세지만 사랑에 배신당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와도 절연한 그는 이후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혼자 힘으로 세계적인 유통회사의 한국 지사장에 오른다. 사랑에 올인한 순수한 차승조는 장 띠에르 샤로 개명하면서 사랑을 믿지 않는 까칠한 성격으로 탈바꿈하고 조울증에도 시달린다.

그간 드라마 속 재벌남(혹은 실장님)은 까칠하거나 훈훈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면, 장 띠에르 샤는 자신을 버린 여자에 대한 복수를 꿈꾸며 치졸해지고 유치해진 찌질한 재벌남이라는 점에서 신선함을 안겨준다. 시청자는 새롭게 출현한 이 독특한 재벌남의 모습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린다.

첫눈에 캐릭터가 마음에 쏙 들었어요. 이건 딱 내 거다 싶었고 잘해 낼 자신도 있었습니다.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가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개봉을 앞두고 경황이 없던 시점이라 웬만큼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작품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장 띠에르 샤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죠. 극중 대사에도 미친놈 같다는 말이 나오는데, ‘쟨 원래 캐릭터가 저래라는 인식이 있으니까 제가 코미디와 진지함을 수시로 오가도 시청자가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택한 여자가 자신을 버리고 떠나자 복수의 화신으로 돌변한 차승조는 복수가 최고의 힐링이라며 활짝 웃는 괴팍한 캐릭터다. ‘뒤끝이 길고 깐족대는 게 취미이며, 프랑스 유학파 출신 차도남의 외모지만 화가 나면 충청도 사투리가 걸쭉하게 튀어나온다. 남들 앞에서는 멋진 척하지만 사실은 촐싹대고 방정맞으며 좀스러운인물.

지난 23일 방송까지는 그런 그가 여자를 믿지 못해 우연히 알게 된 한세경(문근영)에게 자신을 장 띠에르 샤 회장의 비서라고 속이고, 그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계속 거짓말을 하게 되는 과정이 코믹하게 그려졌다.

“10여 년 친하게 지낸 형이 있는데 넌 어쩜 내 앞에서 하는 짓을 드라마에서 하고 있냐고 해요.(웃음) 장 띠에르 샤의 코믹한 모습에는 실제의 제 모습이 많이 투영돼 있어요. 편안한 친구나 애인 앞에서만 보여주는 제 모습이 많이 드러나고 있죠.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본 사람이 별로 없으니까 주변에서는 평소 제 이미지랑 너무 달라 놀랍다는 얘기를 많이 하시네요. 하하.”

촬영장도 웃음바다다.

스태프가 너무 웃기다고 해요. 제가 연기하면서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내는데 PD님도 모니터를 보면서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라며 막 웃는다고 하네요. 작가님들과 PD님들이 절 믿고 모든 것을 맡겨주시는 것도 너무 좋아요. 작가님들이 방송 보며 문자를 자주 보내주는데 승조앓이를 하고 있다며 캐릭터가 너무 좋다고 해주셔서 힘이 나죠.”

보통 드라마 시작 전에 작가들과 술자리를 안 갖는데 이번에는 많이 했어요. 아무래도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많이 하다보니 순간순간 제 본 모습이 많이 나온 모양이에요. 또 제가 충청도 출신이라고 하니 사투리도 살리셨고요.”

시청자가 장 띠에르 샤의 캐릭터에 호응하는 같은 시간, 방송 관계자들은 박시후의 발전을 두고 일취월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그의 연기가 과거에 비해 발전한 데다, 장 띠에르 샤의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있기 때문이다.

박시후는 2006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부터 눈에 띄었지만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일지매’ ‘가문의 영광까지 연기는 경직된 게 사실이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데뷔해 열정으로는 가득 찼지만 마음과 달리 연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러다 2010검사 프린세스부터 마디마디 기름칠을 하기 시작한 그는 역전의 여왕을 거쳐 공주의 남자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최근 개봉한 영화 데뷔작 내가 살인범이다에서도 강렬한 연기로 박수를 받았다.

드라마 직전에 개봉한 내가 살인범이다가 관객 270만 명을 넘어선 것도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영화 데뷔작에서 흥행하기 쉽지 않은데 잘돼서 축하한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다는 그는 “19세 관람가라 좀 아쉽긴 했지만 그런 조건에서도 흥행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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