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올해주제 '2013 새롭게 가자'

2013년 새해 첫날, 온 누리가 하얀 눈으로 뒤덮였습니다.
지난 시련과 고난과 절망을 모두 덮어 새 그림을 그려나가라는 순백의 도화지입니다. 마음의 평온과 안정을 주는 한 폭의 풍경화이기도 합니다. 새 희망을 기원하라며 쌓아놓은 커다란 제단(祭壇)이기도 합니다.
모름지기, 이 모두 희망입니다. 새 그림을 그려나가는 일도, 마음의 평온을 되찾는 일도, 제를 올리는 일 모두 지난 날들을 사위어 새 날을 간구하는 희망의 의식입니다.
시각과 청각을 잃고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헬렌 켈러(Helen Adams Keller)는 희망을 ‘인간을 성공으로 인도하는 신앙’으로 정의했습니다.
그러하기에 지난 시련과 고난과 절망은 희망으로 가는 간이역일 뿐입니다. 시련과 고난과 절망은 결코 우리의 꿈과 미래를 포기하게 만들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리 나약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 더욱 강건해지고, 희망의 가치를 더욱 절실하게 깨닫게 합니다.
새 날, 지난 삶의 무게를 딛고 한 걸음 내디딜 수 있음은 우리 가슴에 신실한 희망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한 해가 힘들었기에 새해는 더욱 희망으로 가득하길 소망합니다. 지난 한 해의 꿈들이 온전히 이뤄지지 않았기에 새해 또 다른 꿈들을 소원합니다.
2013년 한 해는 매일매일 새로운 꿈을 꾸며, 새로운 희망을 영접하며, 새롭게 가길 기도합니다.
새롭게 가는 길은 아무도 먼저 가지 않은 길, 누구도 지나간 흔적이 없는 길입니다. 그래서 미답(未踏)의 길을 나서는 것은 두렵기도,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누군가 먼저 간 길을 따르는 일은 그리 힘들지도, 두렵지도 않습니다. 허나, 그 길은 결코 그 먼저 간 사람을 앞서 갈 수도 없으며 다른 길로 갈 수도 없습니다.
새롭게 가는 길은 변화입니다. 분명 지금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지난 날들에 대한 후회와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변화하지 못한다면 희망은 제자리걸음만 거듭할 뿐입니다.
새롭게 가는 길은 도전과 용기입니다. 세계 2차대전의 영웅인 미국 해군제독 윌리엄 F. 홀시(William F. Halsey)는 ‘이 세상에 위대한 사람은 없다.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 일어나 맞서는 위대한 도전이 있을 뿐이다’라고 교훈합니다. 위대한 사람이 꿈을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도전이 꿈을 이루는 길입니다.
새롭게 가는 길은 화합과 동행입니다. 홀로 가는 길은 외롭고 고단합니다. 하지만, 함께 가는 길은 가볍고 편안합니다. 희망으로 가는 길은 질곡에 빠지기도, 절망에 묻히기도, 다 내려놓고 싶은 유혹이 막아서기도 합니다.
지칠 때 손을 내밀어주고, 힘들 때 어깨를 내어주는 힘이 되고 휴식이 되는 동행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함께 가기 위해선 이해와 배려와 양보를 통해 화합해야 합니다.
동양일보는 새해 ‘2013년 새롭게 가자’를 연중 주제로 정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 평범한 사람들이 위대한 희망을 꿈꾸며,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기꺼이 먼저 발을 내딛겠습니다. 뒤처진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손을 내밀겠습니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고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답고 푸른 시대 만들기’에 앞서 가겠습니다.     <김동진>

한민족의 화합과 세계 자유·평화의 이념을 승화시켜 조국의 희망찬 미래를 상징하는 ‘새천년의 장’ 조형물 사이로 2013 계사년(癸巳年) 새해를 밝히는 태양이 빛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사진/임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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