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 수원 입단 위해 한국입국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입단을 위해 한국에 들어온 북한 대표팀 공격수 정대세(29)가 K리그 데뷔 시즌에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8일 정오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정대세는 "첫 시즌에 15골을 넣겠다"며 "공격수로서 한 시즌에 15골을 넣지 못한다면 경기에 뛰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쾰른(독일)에서 뛴 정대세는 지난해 11월 수원에 이적 희망서를 제출하며 K리그 진출을 타진한 끝에 수원에 새 둥지를 틀기로 했다.

   정대세가 한국에 온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그는 2010년 2월 당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 소속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러 한국에 온 적 있다.

   정대세는 "이렇게 많은 기자 분들이 와있는 줄 몰랐다"며 출구를 가득 메운 취재진의 인파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그는 하얀색에 가까운 밝은 톤의 머리카락에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출구에 들어서 눈길을 끌었다.

   일명 '공항 패션'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전에 머리카락이 자색이었는데 마음에 안 들어서 전날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한 것뿐"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간절히 원하던 팀에 입단한 그는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정대세는 "수원은 전통 있고, 열혈 팬도 많고, 선수들에게 운동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고 들었다"며 "예전에 수원에서 뛴 적 있던 안영학(현 가시와 레이솔)한테 도움을 많이 받아 수원에서 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직 현역 선수로서 우승해본 적이 없는데 수원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당당히 말했다.

   강팀이라 주전 싸움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남자로 태어난 이상 계속 도전하겠다"며 "첫 시즌에는 공격수답게 15골을 넣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맞대결하고 싶은 상대로는 FC서울을 꼽았다.

   그는 "차두리(뒤셀도르프) 형에게 자주 얘기 들어서 수원과 라이벌 관계에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강팀인 울산 현대도 경쟁자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팀 선수 가운데에는 외국인 공격수 라돈치치를 높게 평가했다.

   정대세는 "예전에 라돈치치가 J리그 고베에 있을 때 올스타전에서 한 번 만난 적 있는데 좋은 선수라 느꼈다"며 "같이 뛸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하는 한국 생활에 대해서는 "축구만 잘하면 좋겠다"며 "축구만 잘 된다면 다른 것은 저절로 잘 될 것 같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인터뷰를 끝으로 인천공항을 빠져나간 정대세는 이날 오후 바로 메디컬테스트를 받는다.

   9일까지 추가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후 계약이 성사되면 10일 기자회견과 함께 입단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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