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머잖아 금리인하할 가능성 높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2.75%로 동결됐다.

미국 재정절벽 협상 타결과 함께 주요 선진국 경기지표가 상승기조를 유지하면서 국내 경제 여건이 올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에 부응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11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75%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년 11월과 12월에 이어 3개월째 동결이다. 한국은행은 작년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금리동결은 금통위가 현재 상황에서도 완만하나마 국내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바닥을 다져 당장 금리를 인하해야할만큼 경기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다는 뜻이다.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잠정치)가 286억달러에 이르고 주식시장이 2,000포인트대를 오르내리는 점, 다소 둔화했으나 고용률과 민간소비가 증가세를 유지한 점 등이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2월 1.4% 상승에 그치는 등 3월 이후 2% 내외의 안정세를 보인 점도 금통위가 기준금리에 손을 대지 않은 요인으로 꼽힌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타결과 시장전망을 웃돈 성장률(3.1%) 발표, 중국의 내수지표 개선, 원자재 가격 안정 등이 국내 경기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부양 기대감이 높아 머잖아 한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단 재정조기집행 중심의 경기부양을 지켜보고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판단할 것이란 얘기다.

달러대비 원화는 10월 5.41%, 11월 6.32%, 12월 7.67%나 절상됐다. 원·엔 환율의 절상률은 12월 10.56%에 달한다. 11일 원·달러환율은 개장초 1,060원선마저 붕괴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실질 성장률은 작년 1분기 0.9%, 2분기 0.3%, 3분기 0.1%로 둔화하면서 L자형 저성장이 우려되고 소비자심리는 12월 99로 5개월째 기준치(=100)를 밑돌아 소비심리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부진이 지속하지만 하반기 들어 재정위기가 해소하며 경기가 나아질 수 있다. 금리를 인하하려면 가급적 일찍 하는 게 좋다. 다음 달이라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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