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에서 40~50대 관객의 힘이 부쩍 커졌다. 영화 관객층이 점차 넓어진 것은 몇 년 전부터의 추세지만, 이제는 40대 이상의 중·장년 관객이 20~30대를 누르고 영화 시장의 핵심 소비자로 떠오른 양상이다.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에 따르면 현재 박스오피스 1~5위 안에서 흥행하는 세 영화 타워’ ‘레미제라블’ ‘라이프 오브 파이가 모두 40대 이상 관객의 예매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지난 11400만 관객을 넘은 한국영화 타워의 경우 40대 이상 관객의 예매율이 42%, 30(36%)에 비해 훨씬 높았다. 20대와 10대는 각각 18%4%에 머물렀다.

타워는 특히 컴퓨터그래픽(CG)으로 만든 화려한 볼거리가 많은 영화이면서도 가족간의 사랑과 소방관의 희생정신 등 진지한 내용이 40대 이상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홍보 담당자는 “‘타워는 전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영화여서 주말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굉장히 많고 10대 자녀와 함께 온 40~50대 관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도 마찬가지다.

고전 소설을 원작으로 주인공 장발장의 시련과 그 속에서 피어난 용기, 박애 정신, 사회 혁명의 기운 등 장중한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40대 이상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40대 이상 관객의 예매율이 39%, 다른 연령대의 예매율(3037%, 2020%, 103%)을 앞질렀다.

이 영화는 특히 평일 예매량이 다른 영화들에 비해 훨씬 높은데, 40~50대 관객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고 맥스무비는 분석했다.

대중성과 함께 예술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리안 감독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라이프 오브 파이40대 이상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40대 이상의 예매율이 41%, 30(41%)와 동률을 이뤘다.

이런 40~50대 관객의 힘은 소규모로 개봉하는 예술영화·유럽영화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라 있으며 지난달 27일 국내 개봉해 12000 관객을 모은 덴마크 영화 로얄 어페어40대 이상 관객의 예매율이 44%30(40%)보다 높았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아무르의 경우에도 40대 이상의 예매율이 39%, 30(41%)와 함께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40대 이상 관객들이 영화 시장의 핵심 관객층으로 떠오르면서 영화 제작이나 마케팅 단계부터 이들을 겨냥하는 전략이 필수가 됐다.

CJ 관계자는 이제는 제작비가 많이 드는 대작 영화의 경우 40~50대까지 끌어들이는 전략이 필수가 됐고 배우 캐스팅에서도 중년 관객들이 알 만한 무게감 있는 배우들을 위주로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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