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여류 수필가 정명숙·김용례씨 수필집 발간

정명숙 수필집 무인도

글을 쓰는 것이 곧 치유라는 정명숙(·60·010-9426-3288) 수필가의 첫 수필집 무인도가 나왔다.

책에는 2005년 새한국문인에 수필 그리운 그곳은 바다의 연가가 당선돼 문단에 나온 이후 8년 동안 쓴 수필 72점이 담겼다.

정 수필가의 글은 소박하고 정갈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이고 맑아 흐트러졌던 생각을 다시 추스르게 한다.

때로 죽음의 문턱을 곁눈질하다가 아이들의 천진한 눈망울을 마주하면 죄스러워 황급히 그 터널을 빠져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추억보다는 기억으로만 남아있는 지난날의 고난이 어쩌면 자신을 더욱 강인하게 만들어 헛된 꿈일지언정 무지개 같은 꿈을 꾸게 하고 그 꿈이 나를 여기까지 밀어왔는지도 모르겠다. (중략) 어느 순간 삶의 바다에서 황폐한 무인도로 있던 내게 따스한 눈빛으로 다가오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나는 혼신의 힘으로 선택의 끈을 부여잡고 나락에서 다시 올라왔다

표제작 무인도의 일부분이다. 고위 장교인 고모부가 장성한 아들의 죽음으로 스스로를 무인도에 가두고 결국 죽음을 맞이한 모습을 모면서 수필가는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본다.

때로 죽음의 문턱을 저울질했던 수필가가 글로 인해 수렁에서 빠져나왔던 이야기가 진정성있게 다가온다.

정 수필가는 글을 쓰면서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 무엇보다 밀쳐놨던 자신의 삶을 끌어안고 다독이며 사랑하게 된 것이 감사하다자연을 닮아 누구에게나 편안하게 익히는 진솔한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954년 청주에서 출생한 그는 충북문인협회와 여백문학회 회원으로 청주문인협회와 푸른솔문학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예술의 숲, 256, 15000.

김용례 수필집 남편의 집

김용례(·57·010-3174-

1775) 수필가의 첫 수필집 남편의 집에는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많이도 산다. 남편과 자식을 시작으로 세상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소박한 삶을 담담하고 맑게 그려냈다.

특히 그림이 보이는 죽사발에서 만나는 괴산 오지 할머니와의 일화에서 느낀 따스한 기억들은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어제는 괴산군 연풍면 분지리에 갔고, 오늘은 서울시 종로구 이사동에 왔다. 분지리는 하루종일 있어도 사람 만나기 어려운, 적막하기 이를데 없는 오지마을, 인사동은 서울의 한복판 사람에 부딪혀 걷기도 힘들지만 아는사람이 없는 거기도 나에겐 오지였다. 이 두 곳은 사람이 산다는 것과 외롭기가 닮아있다. (중략) 거래만이 유일한 소통인 인사동이나 냇물소리 새소리를 바람이 실어 나는 적막하기 이를 데 없는 할머니 댁이나 사람 살아가는 일은 똑같다

그림이 보이는 죽사발의 일부분이다.

수필가는 도심의 인사동이나 적막한 시골의 할머니 댁이나 서로 다름없다고 하며 도심의 고독과 오지 생활의 외로움을 견디는 일은 한가지라고 꼬집는다.

김 수필가는 울타리 안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세상에 내놓은 것 자체가 부끄럼이었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얻어낸 책이라 용기를 낼 수 있었다많은 사람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는 따뜻한 수필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958년 청주에서 출생한 김 수필가는 2008년 월간수필문학에 수필 은방울로 등단했다. 2005년 충북여성백일장에 수필 산을 오르며로 차상을 수상하고 청주문인협회와 푸른솔문학회 총무와 내수문학 사무국장, 여백문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은출판, 219, 1만원.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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