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원·김철훈 연세대 교수 주도 연구팀 성과

국내 연구팀이 강박증, 정신분열증, 조울증 등 시냅스 불균형으로 생기는 뇌질환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단서를 찾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고재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와 김철훈 약리학교실 교수가 주도하고 김은준 한국과학기술원 교수팀이 참여한 연구팀이 시냅스 접착 단백질인 '슬릿트랙'의 신경세포 흥분·억제 균형 조절 기능을 규명했다고 일 밝혔다.

정상적인 사람의 뇌는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가 서로 균형을 이루며 기억, 인지, 운동을 조절하지만 흥분성 시냅스의 활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균형이 깨질 경우 자폐증이나 정신분열증 등 뇌 정신질환을 유발한다.

슬릿트랙은 시냅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일종의 접착제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숫자는 불과 10여개에 불과하지만 시냅스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은 슬릿트랙 단백질이 신경세포 초기 발달에 관여하는 'LAR-RPTP' 단백질과 결합해 흥분성·억제성 시냅스의 생성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슬릿트랙 단백질과 LAR-RPTP 단백질은 결합 부위에 따라 흥분성 시냅스를 생성하기도 하고 억제성 시냅스를 만들기도 해 두 시냅스 간의 균형을 유지한다.

또 연구팀은 쥐의 뇌조직에서 떼어내 분화시킨 신경배양세포에 슬릿트랙 단백질을 과발현하면 시냅스 수가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철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슬릿트랙 단백질이 실제로 시냅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체계적으로 밝힌 연구"라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슬릿트랙 단백질의 기능에 이상이 생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강박증 등 뇌질환의 발병 메커니즘에 관한 단서를 제공해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성과는 과학전문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2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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