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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잘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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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상우
  • 승인 2013.02.04 1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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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시즌 … 특색있는 이벤트 졸업식 ‘다채’

청원고 희망통장 선물… 이주호 장관 7일 졸업식 참석

형석고·제천산업고 ‘스승 가마 태우고 졸업식 입장’

목도중·장연중 등 6개교, 올해 마지막 졸업식 ‘폐교’

학교 졸업시즌을 앞두고 충북도내 각급학교들이 스승과 제자가 함께 하는 이색졸업식을 마련하고, 청원지역 한 고교에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졸업식에 참석하기로 예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각급학교들은 5일~22일 졸업식이 마무리된다.

오는 7일 오후 3시에 졸업식이 예정된 청원고(교장 곽노선)는 졸업식에 이주호 교과부장관이 참석해 학생들에게 추억의 장을 마련해 줄 예정이다.

이 장관은 졸업시즌을 맞아 건전한 졸업식문화 확산을 위해 4일부터 전국 10개 초·중·고·대학 졸업식에 참석하기로 계획한 가운데 충청권에서는 유일하게 청원고 졸업식을 참석하는 것이다.

자율형공립고, 기숙형고로 운영되는 청원고는 교육기부를 활용한 이공계 진로탐색 프로그램과 진로봉사 동아리(푸른교사) 등 진로지도 활동과 검도·마라톤 등 체육활동, 체험 중심의 봉사활동 등 다양한 창의·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어 이번 이 장관의 졸업식 참석 대상교로 선정됐다.

특히 이 학교는 올해 졸업식에서 교복 물려주기와 참고서 판매 대금의 기탁식을 함께해 졸업의 의미를 더욱 뜻 깊게 할 예정이다.

233명의 졸업생 전원이 졸업 가운과 학사모를 착용해 식장을 자줏빛으로 물들인 가운데 1명씩 단상에 올라 학교장으로부터 졸업장을 수여받고 학교운영위원장으로부터 1만원이 입금된 희망통장을, 담임교사로부터는 꽃을 선물 받게 된다.

이 학교 외에도 도내 각급학교는 예년 졸업시즌이면 흔히 볼 수 있었던 ‘밀가루·계란 세례’ 같은 ‘삐딱한 졸업 풍경’을 뿌리 뽑기 위해 다양한 졸업식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형석고(졸업식 13일)와 제천산업고(8일)는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타고 다니던 가마에 담임교사를 태우고 졸업식장으로 입장하는 모습을 연출할 계획이다.

형석고가 가마에 태워 졸업식장에 들어서는 이벤트를 마련한 것은 지난 2011년.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는 뜻있는 졸업식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이벤트가 이제는 이 학교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110여명의 졸업생들은 한복을 입고 스승을 뒤따라 식장으로 들어간다.

학교 관계자는 “이전에는 졸업생이 스승을 태운 가마를 직접 들었지만 올해는 재학생이 ‘스승과 선배를 따른다’는 취지에서 가마를 짊어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충주중산고(7일)는 졸업가운과 학사모를 쓰고 유명인사 영상축하 메시지를 전달받는 행사를 갖는다.

제천 대제중(8일)은 4년째 졸업식장에서 졸업생 전체가 일어서서 졸업 베레모를 공중으로 던지면서 환호하는 장면을, 세명고(14일)는 전임 학생회장이 후임 학생회장에 교복 물려주는 모습을 연출한다.

충주 한림디자인고는 7일 예정된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교복을 입지 않고 ‘자유복장’으로 참석한다. 졸업생들의 교복은 이미 후배들에게 물려줬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2003년부터 올해로 11년째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15일 졸업식을 하는 영동 추풍령중은 졸업생 21명이 20년 후에 개봉할 ‘타임캡슐’을 운동장에 묻을 예정이다.

타임캡슐에는 졸업생들의 책과 노트, 사진 이외에 졸업생 각자가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도 들어간다. 이 학교는 2000년 졸업식 때부터 매년 타임캡슐을 묻고 있다.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는 14일 졸업식 식전 행사로 관악부의 축하음악회와 농악부의 사물놀이 공연을 마련했다.

한편 올해 졸업식을 끝으로 문을 닫거나 이전하는 학교도 있다.

괴산 목도중과 장연중, 감물중은 기숙형중학교인 괴산오성중으로 통합되면서 오는 15일 마지막 졸업식을 갖는다.

노은초수상분교장(21일)과 진천삼수초매산분교장(20일), 보광초화곡분교장(18일) 등 3개 분교장도 본교 통합으로 각각 문을 닫게 된다.

제천 동명초(15일)는 현 위치(제천시 동명로 77)에서 101회 졸업식을 끝으로 새로운 곳(제천시 천남동 9-45)으로 자리를 옮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내 대부분의 학교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스승과 제자가 참된 ‘석별의 정’을 나눌 추억의 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졸업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고 아름다운 마무리와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졸업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상우>

 

 

당신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입니까?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였을 때였나요?

난. 난 지금입니다.“

 

학창 시절 즐겨 읽던 농구 만화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한 농구 선수가 중요한 시합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한다. 감독이 선수 생명을 걱정하며 교체하려하자 선수는 반발하며 감독의 ‘영광의 시대’를 묻는다. 감독이 대답을 못하자 국가대표였을 때였느냐고 묻고는 자신의 ‘영광의 시대’는 바로 지금이라고 대답한다. 해당 시합의 승패 결과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다시 농구 코트로 복귀하는 그의 뒷모습은 이미 충분히 영광스러웠다. 비록 만화일지라도 그 어떤 소설을 읽었을 때보다도 더 큰 감동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몇 해 전 중등 임용고사 최종 3차 시험으로 면접만을 남겨두던 때였다.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다양한 상황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나름 자신감이 더해지던 중이었다. 하지만 정작 시험 당일 내 앞에 주어진 문항 중 가장 당혹스러웠던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교사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라.

우스꽝스럽지만 나의 대답은 ‘학생들과 저만의 앞으로 무궁한 영광의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였다. 엉뚱하고, 근거 없으며, 대책 없는 맹목적인 자신감이 신선했는지 당시에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지만, 과연 지금의 나는 ‘나의 학생들과 영광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가.’하는 반문을 스스로에게 해본다.

 

1학기 학교 축제 때의 일이다. 축제 담당 선생님께서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무대를 제안하셨고, 흔쾌히 응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말썽 많기로 소문이 자자한 우리 반이었기에 아이들이 잘 따라와 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아이들은 적극적이었다. 오히려 평소에 문제아라고 지레 결론 내렸던 아이들이 더욱 적극적이었다.

매일 지각을 밥 먹 듯 하고, 본인의 기분에 따라 학교에 안 나오는 아이부터 복장 상태는 물론 수업 태도가 안 좋기로 소문난 아이, 자퇴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 담임인 나보다 학생부 선생님과 더 자주 만나는 아이까지….

다른 선생님들이 보고 지나가는 우스갯소리로 봉숭아학당 10명 데리고 무슨 개그 코너라도 짜냐고 할 정도였다.

한여름 10일 남짓한 기간 동안 함께 동작을 맞추고, 위치를 조정하며 퍼포먼스를 짜는 과정 동안 함께 땀을 흘리며 깨닫게 되었다. 이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열정이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을. 누군가가 일깨워주지 않아서, 본인의 마음이 말하는 소리를 듣는 법에 익숙하지 않아서, 아니 무엇보다 그 누구도 자신들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 기울여 들어준 적이 없어서 본인의 열정을 펼쳐 볼 기회가 없었을 뿐이지 마음속에는 그 누구보다 뜨겁게 가슴 뛰는 열정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행사 당일 1000명 가까이 되는 학생들 앞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서게 되었다.

불안한 마음에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들의 얼굴을 일일이 살펴보았다.

그 때 본인들의 뜨겁게 뛰는 마음의 소리에 충분히 벅차하던 그 표정들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무대 위의 경험이 그들에게도 영광이었다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내게는 충분한 영광이었던 순간이다.

 

어느새 아이들과 함께 한 지도 1년이 다 되어간다. 아이들과 같은 교실에서 함께 할 날도 채 1달이 남지 않았다.

아이들은 여전히 똑같은 실수를 하고, 똑같은 잘못을 하고, 똑같은 후회를 한다.

나는 여전히 똑같은 훈계를 하고, 똑같은 기대를 하고, 똑같은 영광의 시대를 산다.

이제 아이들에게 묻는다.

당신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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