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다문화가정의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필자가 오래 전부터 예견했던 것으로 상당히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보도에 의하면 일반 가정에 비해 3배나 높은 이혼율을 보인다. 한 관계단체에 따르면 결혼이주여성의 이혼율은 지난 2009333건으로 혼인대비 29.1%를 차지하고 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6193(14.3%)이던 것이 2007년에는 287(21.8%)으로 증가하였고, 2008년에는 358(25.7%)으로 혼인대비 30%를 육박하는 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혼사유로는 성격차이가 24.2%로 가장 높고, 경제적 무능력(22.6%), 학대와 폭력(17.7%), 외도(14.5%) 등 가족 간 불화, 정신적·육체적 학대, 경제문제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이미 국제결혼이 시작될 때부터 예견되었던 일들이다.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혼인하다 보니 갈등이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문화의 갈등과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갈등은 처음부터 불씨를 안고 있었던 문제다. 여기에 홀로 된 이주여성이 자녀와 겪어야 하는 현실은 더욱 가혹하다. 이주여성이 홀로 식당에서 일하면서 자녀를 교육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가방 하나에 30만원이 넘는 것이 많으니 식당 보조로 받는 아르바이트 수준의 월급은 아이들의 뒷바라지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몇 주 전에 쓴 글에 역차별과 이주여성들의 반란(?)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남편들과 시어머니의 이야기를 대충 정리하면 그들 나름대로의 고충도 알 수 있다. 제일 심각한 것이 본국으로 보내는 송금의 문제고, 그 다음이 고부 간의 문화차이에서 오는 갈등이다.

이것은 우리 선배들의 예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와이나 독일로 이민갔던 간호사나 광부들, 혹은 사탕수수밭 농부들의 어려웠던 삶이 우리 후배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하면 된다. 그분들이 외국에서 번 돈을 우리나라에 송금하였기에 우리 후배들이 학교에 다니고, 더욱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 사람이 희생해서 가족을 지원한 우리 과거의 역사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한국의 다문화가정에서는 아내가 본국으로 송금한다고 크게 문제 삼는 집안이 많다.

물론 남편과 상의하지 않고 보내는 것은 서로 이해부족에서 오는 것이지만 무조건 보내지 말라고 하는 것은 우리 과거를 볼 때 지나친 처사가 아닌가 한다.

이러한 경제적인 문제가 이혼의 첫 번째 이유가 된다. 무능력한 남편으로 전락하고, 경제적 도움이 될까 하여 비싼 돈을 들여 국제결혼을 했는데, 왜 가정 경제에 도움을 주지 않느냐고 하여 갈등은 시작된다.

심한 경우는 아내가 번 돈을 자신의 통장으로 입금하게 하는 남편도 있다. 나이 차이가 많아서 일찍 사별하자 아버지의 재산이라며 새어머니(이주여성)의 재산을 압류하려고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보았다.

이런 문제는 처음부터 인지하고 방안을 마련했어야 한다. 급하게 먹은 밥은 체하게 마련이다. 농촌총각 장가보내는 것만 급했지 10년 후를 내다 보지 못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와 교육이다.

문제가 있는 다문화가정의 부부를 상담하다 보면 똑같이 하는 말이 속았다는 것이다. “잘 사는 줄 알고 왔는데”, 혹은 착한 줄 알고 데려왔는데하면서 한탄을 한다.

인천공항에 내릴 때까지는 설레는 마음이었는데, 경부고속도로를 지나면서, 대전을 지나 금산의 누추한 집에 들어오는 순간 암담했다고 표현한다. 서서히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서로의 신뢰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 동안 우리의 국제결혼이 이러한 전철을 밟아왔다.

교육받은 여성인 줄 알았는데, 무학이라면서 한탄하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혼인하기 전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교제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아무 대안 없이 결혼만 시켰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의 가정 붕괴는 조만간 북한의 핵무기보다 무서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가정의 해체가 오기 전에 국가적 차원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중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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