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 징계위 참석…결과 금명간 발표

 

 

"성실히 조사에 임했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축구 3·4위전 일본과 경기에서 이긴 뒤 '독도는 우리 땅'이란 글이 적힌 종이를 들고 뛴 박종우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스위스 로잔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위원회에 출석했다가 이같은 말로 소감을 밝혔다.

군청색 양복에 짙푸른 색 넥타이를 맨 박종우는 이날 오후 6시에 수십 명의 일본 기자들이 진을 친 가운데 잇따라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입술을 굳게 다물고 회의장으로 들어섰다.

예정보다 약 40분 후 시작된 징계위원회는 1시간 넘게 이어졌다.

박종우는 오후 7시40분이 조금 지나 회의장 문을 나서며 옅은 미소를 띠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일본 취재진을 향해 "성실히 조사에 임했습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합니다."라고 한국어로 말하고 나서 질문에 더 답하지 않았다.

일본 기자 가운데 일부는 '소감이 어떠냐' '후회는 없느냐'고 물었지만 박종우는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일본 기자들은 호텔 밖으로 몰려나와 박종우가 승용차에 오르기까지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았다.

한 일본 기자는 "왜 사과 발언을 하지 않느냐"고 한국 기자를 향해 따지듯 묻는가 하면 유수의 일본의 한 통신 기자는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 같느냐"고 유도성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박용성 한국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은 한국 취재진에게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면서 "1시간 남짓 죄다 얘기했고 IOC 위원들도 들어야 할 얘기는 다 들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IOC 위원들이 박종우의 변호인인 제프리 존스 국제변호사를 통해 설명을 들었고 일부는 박종우에게 직접 묻기도 했다"면서 "일부 위원은 얘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진인사대천명 하는 자세로 결과를 기다리겠다"면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운명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IOC 징계위원회는 상설위원회가 아니라 사안이 생길 때마다 소집되는 임시 위원회로 이번에는 IOC 위원 3명으로 구성됐다. 징계위원회는 자체 의견을 모은 다음 IOC 집행위원회에 회부하고 집행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내린다.

IOC 집행위원회는 12일 마크 애덤스 대변인을 통해 징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종우는 작년 8월 런던 올림픽 축구 3·4위 결정전에서 2-0으로 이기자 관중석에서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진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뛰어다닌 이른바 '독도 세리머니'를 펼쳤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IOC로부터 경위 조사를 의뢰받고 조사를 벌인 후 작년 12월 박종우에게 국가대표팀 간 2경기 출전 정지와 3500 스위스프랑(약 410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가벼운 징계를 내렸다.

IOC는 박종우의 행위가 정치 행위를 금지한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다고 보고 동메달 수여를 보류하고 징계 절차를 밟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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