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다큐멘터리 사진 1세대 작가 최민식(사진) 씨가 12일 오전 8시40분 부산시 남구 대연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인은 1928년 3월 6일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나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자동차 기능공으로 일하다 상경,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미술학원에 다니며 화가의 꿈을 키웠다.

1955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중앙미술학원에서 2년간 미술을 공부하다가 우연히 헌책방에서 에드워드 스타이켄의 사진집 '인간 가족'에 매료되면서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하며 진로를 바꿨다.

고인은 1957년 사진에 입문한 이후 55년간 사진가로 살아오면서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 살롱 사진 대신 '인간'이라는 주제에 천착해 다큐멘터리 사진을 고집했다.

정직하고 정확한 사진'을 추구하며 서민의 고단한 삶과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을 사실적이면서도 애정어린 시선으로 포착했다.

1974년 한국 사진문화상을 받았고 이후 도선사진문화상, 현대사진문화상, 예술문화대상 본상, 대한사진문화상 등 각종 사진 상을 휩쓸었다.

1962년에는 대만 국제사진전에서 사진 2점이 입선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20여 개국의 권위 있는 사진공모전에서 입상하며 세계 사진계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고인은 수십 년간 촬영한 사람들의 사진을 모아 '인간(HUMAN)'이라는 제목의 사진집 14권을 출간했다. 부산에 거주해온 그는 최근 자갈치 시장의 생동감 넘치는 삶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또 매년 인도나 네팔 등을 찾아가 보름씩 머무르며 현지 서민들의 삶을 촬영하는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그는 2008년 자신의 사진작품 원판 10만여 장 등 13만여 점의 자료를 국가기록원에 기증해 민간기증 국가기록물 제1호로 지정된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사진집 14권과 인화해 보관해온 사진 중 그의 작품세계를 잘 보여주는 사진과 에세이 등을 모아 사진 인생 50년을 결산하는 사진 선집도 펴내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정남 씨와 3남 1녀가 있다.

빈소는 부산 용호동 성모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은 15일 오전 5시30분, 장지는 경북 영천시 국립영천호국원이다. (연락처=051-933-7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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