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6강전은 무슨, 허허허.”

프로농구 서울 삼성 김동광 감독은 11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9위였던 삼성이지만 곧 6위가 되면 3위를 달리는 전자랜드와 6강 플레이오프에서 또 맞붙게 되지 않겠느냐고 묻자 손사래를 치면서도 싫지 않다는 듯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농구 명가’ 삼성이 8연패 수렁에서 빠져나오자마자 3연승으로 반격하며 6강 진출에 바짝 다가섰다.

이달 초 8연패를 당할 때만 하더라도 6강은 ‘남의 나라’ 얘기처럼 들리던 삼성이었지만 중위권 팀들이 좀처럼 승수를 챙기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한 덕에 이제 6위 부산 KT와의 승차는 0.5경기밖에 나지 않는다.

단순히 경쟁 팀들의 부진 덕으로만 볼 수도 없다.

삼성은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김승현, 이정석, 황진원, 이시준 등 수준급 가드가 즐비해 몇 해 전까지 이상민, 강혁, 이정석, 이시준 등으로 꾸린 ‘가드 왕국’이 부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가드들이 돌아가며 부상으로 벤치만 지키는 바람에 100% 전력을 가동하기 어려웠다. 또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등 팀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부산 KT에서 시즌 도중 영입한 대리언 타운스가 점차 팀에 녹아들고 유성호, 임동섭, 박병우 등 신진급 선수들이 프로에 적응하면서 조금씩 팀 전력을 끌어올린 삼성은 최근 가드들이 모두 코트에 복귀하면서 한층 탄탄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11일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도 상대 추격이 거세질 때마다 이시준, 김승현, 이정석이 돌아가며 득점을 올려 팀 승리를 지켜냈다.

특히 부상에서 복귀한 김승현이 이날 26분32초를 뛰는 등 몸 상태가 점점 올라오고 있어 믿음직스럽다.

김 감독은 “(김)승현이가 빠른 농구에도 적응됐고 출전 시간도 많이 늘어났다”며 “다만 공을 오래 갖고 있는 부분만 조금 고친다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은 13일 최근 4연패에 빠진 창원 LG를 상대하고 16일 울산 모비스와의 원정 경기를 치른다.

6연패의 부진 속에 발목 부상 중인 김주성의 복귀 시기를 저울질하는 원주 동부는 15일 KT, 17일 모비스와 맞붙는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