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묘신 동시집 ‘너는 1등 하지마’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이묘신(·47)씨의 동시집 너는 1등 하지마(사진)’가 최근 발간됐다.

2002MBC 창작동화대상을 수상하면서 아동문학 작가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 시인은 이번 동시집에 가족, 이웃, 자연, 사물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69편의 동시를 담았다. 사소하고 작은 것들이지만 그의 맑은 시선을 통해 여과된 것들이어서 큰 재미와 감동을 준다.

늘 그렇듯 이 시인의 동시에는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들이 전하는 깨달음이 있다. 꽃씨, 새똥, 손목시계, 낙서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을 떠올리고 그 안에서 생각지 못했던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한다. 시인의 관찰력과 감수성으로 써 내려간 동시를 통해 아이들은 보잘 것 없는 것들에 대한 신비함과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

아이, 가족, 노인, 농촌에 대한 다정하고 다양한 시선도 눈여겨 볼만하다.

시험 결과 나온 날//언제나 1등 하던 영석인/이번에도 1등이다//처음엔 기분 좋아하던/영석이는 웃지 않는다//나란히 집으로 걸어갈 때/영석이가 조용히 말했다//-너는 1등 하지 마//그 자리 놓칠까 봐 늘 불안해//가슴에 찰싹 붙은 그 말/영석인 지금 뭘 할까?’ (동시 너는 1등 하지 마전문)

공부 때문에 힘들어 하는, 엄마를 사랑하고 걱정하지만 때로는 엄마에게 벗어나고픈 아이들의 마음을 꾸밈없이 표현해 말은 하지 않지만 서로를 위하는 가족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린다.

노인과 농촌에 대한 시는 아이들의 눈길을 소외된 곳으로 이끌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하고 열린 마음을 갖게 하기도 한다.

이 시인은 아이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는 동시, 공부로 지치고 경쟁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껴안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1967년 경기도 이천 출생인 이 시인은 2002MBC 창작동화대상에서 단편 동화 꽃배’, 2005년 동시 애벌레 흉터6편으로 3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에 동시 , 그래서?’가 실렸으며 현재 청주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동시집으로 책벌레 공부벌레 일벌레가 있다.

크레용하우스, 119, 9500.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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