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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훈 신부 대안학교 양업고 설립 청소년교육 공로 ‘청암상’ 수상
윤병훈 신부 대안학교 양업고 설립 청소년교육 공로 ‘청암상’ 수상
  • 이삭
  • 승인 2013.02.18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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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 양업고 명예교장 -95년 대안학교 개교

윤병훈(63·청주시 흥덕구 산남동 산남성당·☏043-287-9670) 양업고 명예교장이 오는 3월 27일 청암상을 받는다.

청암상은 포스코 청암재단에서 제정한 것으로 ‘포스코’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고 청암 박태준 명예회장의 업적을 기념하고, 포스코 창업이념인 창의, 인재육성, 희생·봉사정신을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 매년 3명의 인물을 선정, 7년째 이 상을 수여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98년부터 2012년까지 대안학교인 양업고 초대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학업중도포기학생 등 문제학생들을 바른길로 인도한 공로로 이번 상을 수상한다.

“저 뿐만 아니라 양업고 직원들과 학생, 학부모 등 모두가 노력해 이 같은 결실을 맺은 것 같아 기쁩니다.”

윤 교장은 사제서품 전 조치원고에서 농업을 가르쳤으며, 음성 가톨릭 성당에서 일을 하면서도 매괴여중·고를 찾아 ‘윤리’를 가르치며 대안학교를 세우겠다는 꿈을 키워왔다.

그러던 중 1995년 가톨릭 청주교구 교구설정 4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대안학교 양업고 개교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순탄치 않았다. 양업고를 세우려 하는 곳 마다 ‘문제학생들이 오는 것을 반대 한다’는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인간쓰레기 학교가 왠말이냐?’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곳도 있었다. 청원군 지역의 낭성·문의·강내면 모두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다 찾은 곳이 지금의 양업고가 있는 옥산면이었다.

이곳의 반대도 거셌다. 그는 천주교 옥산본당 주임신부로 부임해 6개월 동안 주민들을 설득한 끝에 결국 1998년 청주교구 교구설정 40주년에 맞춰 양업고를 개교할 수 있었다.

“주민들의 반대가 많이 야속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주민들 역시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인데, 청소년들을 단지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쓰레기’에 비유한 것은 가슴이 정말 아팠습니다.”

1998년 개교와 함께 40명 정원의 학교에 48명이 지원했다.

정작 입학식 당일엔 38명이 양업고를 찾았고, 3년 뒤 15명이 졸업했다.

윤 교장은 실패가 아닌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주위에선 ‘아무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무려 15명이라는 학생들이 이곳에 적응하고 무사히 졸업한 것이다.

가능성이 있었지만 난장판이나 다름없었다. 학업성취도는 바닥이었고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시달리다가 이곳을 떠났다.

이런 난장판 속에서도 윤 신부는 학생들에게 자유를 줬다. 담배를 피우는 학생도 있었고, 머리를 하얗게 염색한 학생도 있었다. 일부학생들은 게임에 중독돼 기숙사를 떠나 PC방에 갔다가 한참 뒤에 돌아오기도 했다.

그는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을 꾸짖지 않았다. 오히려 학생들의 눈높이에 자신을 맞췄고, 이들을 기다렸다.

‘방종’에 가깝게 행동하던 학생들이 시간이 지나자 점점 자신의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 정도의 지적수준을 갖췄던 한 학생은 6개월 만에 고등학교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게임에 중독돼 컴퓨터를 찾던 학생들은 교과서를 찾기 시작했다.

기적이었을까? 윤 교장은 “학생들을 이해하고 기다리는 것이 기적을 만들어 냈다”고 설명한다.

“학교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담배만 피우던 학생이 있었습니다. 쭉 지켜봤는데 매일 같이 수학시간에 나와 담배를 피우더군요. 그래서 ‘왜 담배를 피우냐?’며 깊은 대화를 나눠보니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인 자신에게는 너무 어려워 담배생각만 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수학부터 교육을 시겼습니다. 그러니 담배도 끊고 수개월 만에 고등학교 수준으로 성장하더라고요.”

또 윤 교장은 부모교육도 병행했다. 학생들이 잘못된 길을 택한 이유에는 부모들의 강압적인 간섭과 무관심이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윤 교장은 학생들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단지 학생들 스스로가 필요에 의해 올바른 길을 찾고 목표를 정할 때까지 기다려 줄 뿐이다.

또한 목표로 향하고 있는 학생들이 힘이 부칠 때 도움의 손길을 준다.

윤 교장은 이를 자발적 동기에 의한 내적 추동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윤 교장의 교육철학으로 양업고는 현재 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수많은 졸업생들은 명문대에 입학했고, 지역주민들이 꺼려하던 난장판학교에서 이젠 모두가 오고 싶어 하는 학교로 변했다.

“아이들의 삶을 대신 살아 줄 순 없습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삶을 운전할 수 있도록 부모님이 갖고 있는 운전대를 아이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또한 잘못을 저지른 아이들을 혼내고 다그치는 것 보단 품어주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교육입니다.”

윤병훈 양업고 명예교장은 1950년 충북 청원에서 태어났으며 충남대를 졸업하고 ROTC로 군 생활을 한 후 광주가톨릭대에 편입 1983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이후 충주 교현동 본당 보좌, 음성·충주 교현동·옥산본당 주임으로 사목했고 양업고 초대 교장을 거쳐 지난 1월 28일 가톨릭 청주교구 산남동성당 주임으로 부임했다. ▶글/이삭·사진/임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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