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축구천재 이천수(32)가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돌아온다.

프로축구 전남은 이천수에게 내린 임의탈퇴 조치를 철회하고 인천으로 이적시키는 작업을 22일 마무리했다.

전남은 "많은 축구 관계자들과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의견을 존중했다"고 밝혔다.

이 구단은 "이천수가 그간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한 부분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전남은 이천수의 임의탈퇴 조치 해제와 트레이드 작업을 동시에 추진해왔다.

이천수가 입단하는 인천은 그의 연고지다.

그는 부평동중, 부평고를 졸업했다. 축구인생을 고향에서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인천에는 공격수 설기현, 미드필더 김남일 등 이천수와 함께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룬 베테랑들이 활동한다.

이들 선수와 김봉길 인천 감독은 이천수의 입단에 호의적 태도를 보여왔다.

K리그 클래식은 팬들의 인기가 높은 이천수가 가세함에 따라 올 시즌 흥행에 긍정적 효과를 볼 전망이다.

미드필더 이천수는 기술과 재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돌출행동 때문에 커리어를 스스로 망쳤다.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이듬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해 레알 소시에다드, 누만시아에서 한 시즌을 뛰었다.

그는 2005년 국내 리그로 복귀해 울산 현대, 수원 삼성을 거쳐 2009년 전남에 입단했다.

이천수는 전남에서 뛴 첫 경기부터 심판을 모독해 프로축구연맹에서 중징계를 받았다.

그 해 6월에는 선수단에서 불화 속에 코치들과 물리적으로 충돌하고 구단을 이탈했다.

이천수는 전남의 복귀 요구를 거부하고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떠났다.

이에 전남은 이천수에게 임의탈퇴 조치를 내려 전남의 허락이 없이는 국내 리그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했다.

이천수는 2011시즌까지 일본 프로축구 오미야에서 뛰었으나 그 뒤로 활동할 클럽을 찾지 못하고 무적 선수로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전남 홈경기를 찾아 팬들에게 사과하고 최근에는 불화를 겪던 코치들을 방문해 머리를 숙이기도 했다.

구단은 이천수가 여론몰이한다고 의심하며 사과에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그러나 최근 K리그 단장들의 모임에서 이천수에게 기회를 주라는 권유가 쏟아지자 임의탈퇴를 철회하고 다른 구단에 보내기로 했다.

이천수가 올해 복귀하지 못하면 선수생활을 그대로 접어야 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단장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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