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영 법무부충주보호관찰소장

얼마전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뜻 밖의 인물을 알게 되었다. 바로 20세기 초 미국의 석유 왕존 록펠러 1! 그는 가난 때문에 16세 때부터 일터에 나갔다고 한다.

33세의 젊은 나이에 백만장자가 되었고, 53세에는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되었다. 재산의 가치가 현재의 빌 게이츠의 3배로, 18784월에는 미국 전체의 정유 능력에 해당하는 연간 360만 배럴을 차지하였고, 1881년에는 미국 생산 석유의 95%를 점유하였다고 한다.

이런 인물이 당대의 앤드류 카네기, J.P 모건과 더불어 사회사업가로 변신하여 현대의 경영자들에게 신화같은 존재로 추앙받게 된 것은 몸이 아파 병원을 찾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존 록펠러1세는 머리카락과 눈썹이 빠지고 몸이 초췌하게 말라가는 이상한 병에 걸렸고, 55세에 이르러서는 의사로부터 1년 이상을 살지 못한다는 사형선고를 받게 되었다.

하루는 최후 검진을 받기 위해 휠체워를 타고 병원에 가서 진찰 순서를 기다리다가 병원 로비에 걸린 액자가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그 글을 보는 순간 존 록펠레1세의 마음에 감동이 물결쳤고, 두 눈에서는 눈물을 흘린 후 지그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 때 바로 옆에서 병원 직원과 어떤 부인이 딸의 입원비 문제로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병원 직원은 입원비가 없으면 입원을 할 수가 없다 하고, 부인은 우선 입원해서 치료를 받게 해주면 나중에 돈을 벌어서 갚겠다고 하였다.

존 록펠러1세는 비서를 시켜서 아무도 모르게 대신 병원비를 내주었고, 은밀하게 도와줬던 소녀가 회복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충주보호관찰소도 경미한 범죄인들의 사회내 처우를 담당하는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남한강라이온스클럽, 계명회 등의 단체의 도움으로 충주, 음성지역의 불우 보호관찰청소년들에게 원호를 실시한 적이 있다.

2011년에는 보호관찰청소년에게 752만원을, 2012년에는 136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여, 재범률이 작년 한해동안2011년 대비 3.6% 감소하였다. (2011323명중 45명 재범, 2012329명중 34명 재범)

물론 과학적인 보호관찰 지도·감독 기법 적용, 본인의 갱생의지 등이 재범 감소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되겠지만 불우 보호관찰청소년에게 원호금 역시 재범 감소에 큰 기여를 하였다고 생각해본다.

조지훈의 지조론에서 매천야록에 보면 민충정공, 이용익 두 분의 초년 행적을 헐뜯는 곳이 있다. 오늘에 누가 그 민충정공, 이용익 선생을 욕하는 이 있겠는가? 우리는 그분들의 초년을 모른다. 역사에 남는 것은 그분들의 후반이요, 따라서 그분들의 생명은 마지막에 길이 남게 된 것이다.” 라고 하여 삶의 전반기보다 후반기가 중요하다고 하였다. 아마 록펠로 1세를 두고 한 말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록펠러 1세는 나눔의 삶에 대하여 자서전에서 저는 그 날 까지 살아오면서 그렇게 행복한 삶이 있다는 것을 알지를 못했습니다. 저는 인생의 전반기 55년을 쫏기며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후반기 43년은 행복 가운데 살았습니다라고 말했다.

남의 평가를 떠나 록펠로1세는 봉사활동에 적극적이었던 삶의 후반기에 진정한 행복을 맛보았고, 건강을 회복하여 98세로 백수를 누리며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은 것이다.

앞으로 충주, 음성지역에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선행과 봉사와는 동떨어진 삶을 살았더라도 지금부터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었으면.

록펠라 1세가 자손들에게 선행과 봉사를 유산으로 남긴 것처럼, 누군가를 욕하고 원망하는 복을 까먹는 삶에서 누군가를 돕고 사랑하는 인생에 있어 복을 짓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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