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투수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첫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의 굿이어 볼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5개나 뽑아냈으나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내주고 2실점했다.

팀이 4안타 빈공 속에 클리블랜드에 0-4로 패하는 바람에 류현진은 패전투수가 됐다.

다저스는 이날 조를 나눠 멕시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 클리블랜드와 각각 대결했다.

돈 매팅리 감독은 클리블랜드와의 방문 경기에 동행했다. 류현진으로서는 감독이 보는 앞에서 눈도장을 확실히 받을 기회였으나 최근의 우려를 씻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투구 내용이었다.

클리블랜드는 이날 WBC 대표로 차출된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베네수엘라), 카를로스 산타나(도미니카공화국) 외에도 닉 스위셔, 마이클 본 등 주축 타자들이 대거 빠진 채로 경기에 나섰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는 상대가 워낙 강타선이라 2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4개를 맞고 2점을 내줬다고 치더라도 클리블랜드 1.5군 정도의 타선을 상대로 3이닝 3안타 1볼넷 2실점했다는 점은 불만스러운 대목이다.

최근에 미국 현지 언론에서 제기한 불펜 전환설을 잠재우기에도 류현진의 이날 투구 내용은 기대에 썩 미치지 못했다.

류현진은 3회까지는 클리블랜드 타선을 꽁꽁 묶으며 흠잡을데 없는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1회 선두 타자 드루 스텁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제이슨 킵니스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긴 했으나 마크 레이놀즈를 헛스윙 삼진, 얀 곰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요리하며 첫 이닝을 잘 막았다.

2회에는 첫 타자 제이슨 지암비를 땅볼로 처리했으나 3루수 후안 유리베가 송구 실책을 범해 주자를 내보냈다.

다음 타자인 벤 프란시스코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맷 카슨을 2루수-유격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타, 로니 치즌홀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3회가 압권이었다. 류현진은 라이언 롤린저, 스텁스, 킵니스를 모두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호투하던 류현진은 4회에 다시 위기를 맞았다.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레이놀즈에게 오른쪽 담장 상단을 맞히는 2루타를 얻어맞았다. 조금만 더 뻗어나갔다면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였다.

이어 곰스에게는 좌전 안타를 내줬다. 곰스는 좌익수의 송구가 3루로 향하는 틈을 타 빠른 발을 이용해 2루까지 진루했다.

류현진이 이날 처음으로 연속 안타를 허용하자 매팅리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왔다. 결국 류현진은 58개를 던지고 마운드를 맷 파머에게 넘겨줬다.

무사 2,3루에서 등판한 파머는 지암비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 2사 2루에서는 카슨에게 중전 안타를 얻어맞고 2실점했다. 2점 모두 류현진의 자책점이었다.

클리블랜드는 5회 2사 3루에서는 곰스와 지암비의 연이은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해 4-0까지 달아났다.

아쉽게 첫 패전을 안게 된 류현진은 이로써 시범경기 세 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