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를 기반으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박시종(사진) 무용단이 한국무용제전에 참가한다. 작품은 영산재를 모티브로 한 나비꽃 한 쌍
오는 13~20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한국무용제전은 한국 전통춤을 바탕으로 한 창작 춤을 선보이는 국내 유일의 한국 창작 춤 축제다.
올해 27회를 맞는 이 축제는 한국춤협회(전 한국무용연구회)의 주최로 열리고 있으며, 한국 춤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살필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주제는 지난해에 이어 세계 속의 한국문화유산을 춤추다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강강술래, 처용무, 강릉단오제, 판소리, 영산재, 남사당놀이, 종묘제례악, 제주칠머리당굿, 아리랑 등 9가지 무형문화재를 9명의 안무자가 오늘의 무대로 해석해 선보인다.
이번 무용제전에서 박시종 무용단의 나비꽃 한 쌍17일 오후 6시에 공연한다.
영산재는 석가가 영취산에서 설법하던 영산회상을 상징화한 의식절차다. 영산회상을 열어 영혼을 발심시키고, 그에 귀의하게 함으로써 극락왕생하게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또 영산재의 대령, 관욕 등의 절차는 영혼을 모셔 대접하고 씻겨서 불보살의 극락세계로 보내드리는 천도 의식으로 씻김굿과 유사하다. 영산재에 나오는 나비춤은 전통무용 승무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영산재의 나비춤을 박시종 안무자는 중음신(사람이 죽은 뒤 다음 생을 받을 때까지의 상태)을 벗어나고픈 생명 희구의 몸짓으로 본다.
남녀 간의 사랑에 영산재의 옷을 입힌 듯한 나비꽃 한 쌍은 애절함의 몸짓이 마치 움직이는 꽃처럼 다가온다.
박시종 안무자가 안무를, 전건호·배가희·홍장미·김수희·안호연·김민영씨가 출연한다.
개막날인 13일 열리는 축하공연에서는 박재희 청주대 교수가 태평무, 윤덕경 서원대 교수가 강릉단오제를 기반으로 한 해가 뜨는 날을 선보인다.
박 교수가 이날 선보이는 태평무는 다른 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장단과 독특하고 세밀한 발놀림, 절제된 호흡, 절도와 무게감 있는 춤사위가 특징이다.
윤 교수의 해가 뜨는 날은 강릉단오제의 의미를 기반으로 서낭신의 어머니로 알려진 강릉 정씨 처녀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한 여인의 아픔과 성숙, 고뇌를 통해 단오제의 두산인 국사성황신 설화를 상징적으로 형상화했다. 당시 사회의 소용돌이 속에 인내와 시대를 부합하는 여성상의 모습을 나타내며 우리 문화의 형성 과정을 하늘이 열리고 해가 뜨는 날로 표현한다.
이번 한국무용제전에서는 15일 채향순의 사당각시’(남사당놀이), 정선혜의 문지기 문지기 문열어라’(강강술래), 최병규의 아리랑 수월래’(아리랑·강강술래) 17일 박시종의 나비꽃 한 쌍’(영산재), 김용복 얼몬무용단의 춘향’(판소리), 춤 등의 공연이 열린다.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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