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수 청주시 재난관리과장



청주시 상당구 내덕로 우수저류조(빗물저장시설) 설치 사업이 지난 13일 우여곡절 끝에 첫 삽을 떴다.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 추진이 아득히 멀 것만 같았던 이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 까지는 지난 2월 25일 우수저류조 설치 공사를 저지해 온 ‘내덕·우암지구 우수저류지 설치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활동 중단을 선언한지 보름여 만이다.

지난해 8월 지역 주민들이 비대위를 구성, 공사추진을 저지한지는 7개월 만에 일궈낸 값진 결과물인 것이다.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사업 추진을 장담할 수 없었던 내덕로 우수저류조 사업이 정상 추진되기까지는 한 공무원의 보이지 않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주인공은 우수저류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연제수(55·사진·☏043-200-2970) 청주시 재난관리과장.

연 과장은 사업에 반발하는 주민들과 7개월동안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소통했다.

벽을 쌓았던 주민들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내기 위해 다양한 상가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때로는 엄중하게 사업의 당위성을 역설, 무조건적인 타협이 아닌 강인함도 보였다.

연 과장은 주민들에게 강력한 사업 추진 의사를 표명해야겠다고 판단, 사업 추진을 방해하는 주민에게는 사업 지연에 따른 지연배상금을 청구하겠다는 강수도 뒀다.

여기에 한범덕 청주시장이 연 과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한 시장은 시청 전 부서에 상가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주민들이 우려하는 대체 주차장 조성과 시청 직원들의 상가 이용하기 등의 다양한 지원 방안이 제시됐고 1800여명의 공무원들이 이들 상가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진심이 통했던 것일까.

완강하던 비대위가 지난달 25일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해체를 결정한 후 보름여 만인 지난 13일 공사에 착수했다.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주민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주민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공사기간 동안 불편을 최소화하고 전국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전국적인 모범 사례로 만들어 보답하겠습니다.”

연 과장은 “주민들이 어렵게 결정한 만큼 공사 기간 동안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주민들과 약속한 지원방안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재난관리과장으로 전보 발령 날 때 까지만 해도 우수저류조 사업이 자신을 힘들게 할지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며 “지난해 12월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인지 체지방이 기준이하로 측정돼 3번이나 재검사를 받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사업은 시가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국비 등 140억원을 들여 옛 MBC 앞 내덕로 지하에 2만ℓ 규모의 빗물 저장탱크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이 공사는 오는 2014년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는 6월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공사 기간 인근 상가들의 영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연장 200m 공사 구간을 50m씩 4개 구간으로 나눠 공사를 실시한다.

증평군 출신인 연 과장은 지난 1977년 보은군에서 토목직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 이후 1984년 청주시로 전입했다. 이후 2009년 1월 사무관으로 승진, 상당구 영운동장과 상당구 건설과장을 역임했다. 가족은 부인 김일순(54)씨와 2남1녀.

▶글/김진로·사진/임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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